(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채권시장에서 국고 5년물 강세가 화두로 떠올랐다. 3년과 10년은 보합세에 머무는데 5년만 강세를 보이면서 '버터플라이' 장세가 나타난 상황이다.

롤링 효과를 노린 매수 유입세가 강한데다 대규모 대차 물량의 상환 필요성,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상승에 따른 단기물 약세 등이 모두 5년물 강세로 연결되고 있다.

20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최근 채권시장에서는 국고 5년물이 다른 구간 대비 강세를 보여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국고 5년 금리는 전일 1.297%를 나타내 올해 들어 3.8bp 하락했다.

반면 3년은 0.974%로 낙폭이 0.2bp에 그쳤고, 10년물 금리 낙폭도 역시 0.2bp에 불과했다.

5년물의 강세는 기관의 수요가 뒷받침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투자주체별 거래종합(화면번호 4565)에 따르면 국고 5년 지표물 20-6호의 올해 순매수 규모는 1조7천267억 원으로, 전체 지표물 가운데 세 번째로 크다. 1위와 2위가 각각 최근 입찰이 있었던 3년과 30년 지표물인 것을 고려하면 5년물 매수가 사실상 최대 수준으로 많았던 셈이다.

기관들은 롤링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고채 수익률 곡선상 기울기는 1~1년 6개월, 4~5년 구간에서 가장 가파르다. 이 구간에서 채권을 보유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금리가 하락하는 롤링효과를 가장 크게 누릴 수 있다.

그런데 단기 구간에서는 최근 CD 금리 상승으로 불안한 상황이 조성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예대율 산정시 CD 지표물(91일물)을 150%, 기타물을 50%로 차등 인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CD 잔액을 예수금으로 인정할 때 지표물과 기타물을 모두 100% 반영하던 기존 제도를 개선한 조치다.

이 조치에 CD 91일물 금리는 13일 1.0bp 올랐고, 18일에는 2.0bp 상승했다. CD금리 상승이 단기 구간에도 약세 압력을 가하자 5년의 장점은 더욱 부각됐다.

시장참가자들은 통상 숏 포지션으로 해석되는 대차 물량도 현재 상황에서는 5년물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을 빌려준 쪽에서 상환을 요구하고 있어 이를 갚아야 하는 기관이 5년물을 구하기 위해 시장에서 매수에 나선다는 얘기다.

연합인포맥스 채권대차거래(화면번호 4561)에 따르면 국고 5년 지표물의 대차 잔량은 4조3천350억 원으로 현재 국고채 지표물 가운데 가장 많고, 대차 비율도 33.8%로 최고치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기관이 빌려준 물건을 리콜하다보니 대차로 채권을 빌린 곳은 계속 장내에서 사서 상환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5년물 금리 추세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다음주 25일 예정된 국고 5년 입찰에서 물량이 풀리면서 강세가 해소될 것으로 보는 시장참가자도 있지만 이번 입찰 물량이 그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도 나왔다.

국고 5년물의 총 입찰 물량은 2조5천억 원이지만 이 가운데 1조 원은 선매출로 현재 지표물인 20-6호의 물량이 아니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다음주에 5년 입찰이 있지만 20-6호 물량은 제한적이라 금리가 쉽게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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