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국내 증시 상승세에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했던 증권사들이 주주가치 제고와 임직원 성과급 지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대신증권, 유진투자증권, 신영증권 등은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증시가 직격탄을 맞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3월, 6월, 7월과 10월에 각각 468억원, 1천86억원, 1천134억원, 510억원 어치 자사주를 매입했다.

자사주 매입 기준 가격은 이사회 결의일 전일 종가기준으로 3월에 3,600원, 6월에 6천790원, 7월에 7천560원, 10월에 8천510원 순으로 높아졌으며 시장가에 따라 실제 취득 가격은 달리 적용될 수 있다.

현재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9천870원대로 자사주 매입에 따른 수익이 크다.

유진투자증권도 지난해 3월18일에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자사주를 45억원 어치 매입 결정했다.

하루 뒤인 3월19일 증시가 폭락하면서 유진투자증권의 자사주 매입 단가가 1천300원대에서 3천원대로 매우 낮았다.

이날 유진투자증권 주가는 4천170원대로 자사주 매입 시기보다 2배 이상 올랐다.

지난해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인 증권사들 모두 증시 반등세를 타고 주가 상승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목적을 달성했다.

일부 증권사는 임직원 성과보상에서도 자사주를 활용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9월에 30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는 총 327억원 규모에 달했다.

이어 대신증권은 지난해 12월에 임직원 성과급 이연지급을 위해 자사주를 처분했다. 자사주 처분단가는 1만3천127원으로, 총 29만5천50주(약 38억7천300만원)를 매도했다.

성과급 이연지급은 이어룡 회장 외 6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개별 계좌로 주식이 입고된다.

신영증권은 지난해 8월에 이어 올해 1월에도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지난해 8월에는 주주가치 증대와 임직원 성과보상을 위해 보통주 45억원, 기타주식 44억원 어치를 장내매수했다.

올해 1월에는 주주가치 증대와 성과 보상을 위해 25억7천만원 어치의 주식을 장내매수했다.

취득가격은 변동될 수 있으나 지난 1월6일 종가는 우선주 5만1천400원이었다.

지난해 8월20일에 보통주 4만5천300원, 우선주 4만4천350원이었고, 최근 신영증권우선주 주가는 5만3천원대다. 자사주 매입 당시보다 주가가 올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에 따른 수익은 있겠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크게 이익을 보는 것은 아니고, 직원 입장에서는 자사주를 활용한 임직원 이연 성과급 지급의 경우 주식으로 받는 거라 주가가 올랐다고 해도 금액 기준으로는 같다"고 설명했다.

물론 자사주 매입으로 증권사의 투자 여력이 축소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미래에셋대우의 투자의견을 상향하면서 "상업용 부동산 수익 증권 손상 부담을 국내 부동산 펀드 및 주식 평가 이익으로 상당 부분 상쇄했다"며 "명예퇴직 시행에 따라 일회성 인건비 약 350억원이 반영될 것이고, 계속된 자사주 매입으로 투자 여력은 2020년초 대비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syju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3시 3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