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달러화 가치의 약세 베팅이 10여년 만에 가장 크게 늘어났지만, 채권 금리가 달러 약세론자에게 적색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평가됐다.

19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의 달러 순매도 포지션은 340억4천만달러로,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경기 부양 기대와 채권금리 상승세 등으로 실제 달러 가치가 반등했음에도 달러 약세 베팅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달러 가치는 올해 반등세를 보이기 전 작년 동안 7%가량 빠졌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유동성을 쏟아붓는 데다 미국 경제가 쌍둥이 적자에 허덕였기 때문이다.

시장은 이런 분위기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달러 약세론자에게 부담 요인도 사항도 나타나고 있다고 BI는 설명했다.

매체는 "시장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 후보자의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의 달러 약세 압박에서 벗어나겠다는 뜻일 수 있다"며 "달러 약세의 대규모 베팅도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랠리 흐름을 부추길 수 있다"고 관측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아다쉬 신하 전략가는 "현재 시장의 달러 약세 포지션은 지난 10년간 달러의 랠리 이전에 나타나던 수준에 근접했다"며 "그래도 진짜 적색 신호는 채권 금리"라고 강조했다.

JP모건자산운용의 휴 짐버 매니저는 "연준이 경기 회복 과정에서 어떤 반응을 할지 아직은 불투명하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경기 부양이 빠른 경기 반등으로 이어질 경우 연준은 긴축을 할 수 있고, 이는 채권 커브를 가파르게 만들어 달러 약세를 제한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다만, 외환시장이 채권 금리를 주의해야겠지만, 결국 달러를 끌어내리는 구조적 요인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하 전략가는 "외환 투자자들이 채권금리를 주시해야 한다"면서도 "미국의 재정 적자와 무역 적자 등 구조적 요인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BOA가 올해 달러의 3~5% 하락세를 예상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편"이라고 덧붙였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킷 저크스 전략가는 "최근 연준은 비둘기파적 기조를 보인다"며 "연준은 경기가 회복하더라도 달러를 계속 끌어내리는 초완화정책을 공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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