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운 운임이 폭등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배런스가 20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배런스에 따르면 벌크선 운임의 가격변동을 나타내는 발틱해운지수(BDI:Baltic Dry Index)는 12월 초 이후 60% 가까이 급등한 것을 포함해 1년 새 128% 상승했다. 코로나19로 외식이나 휴가 같은 서비스 이용이 제한된 데 비해 전자제품, 가정용 가구 등 물리적인 제품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이 옮겨간 영향으로 풀이됐다.

대부분의 상품은 해외에서 만들어진다는 점도 운임 폭등에 한몫한 것으로 진단됐다. 대부분 상품은 큰 컨테이너선에 실려 세계 대양을 이동해야 하는데 코로나19에 따른 전 세계 선박 운항 및 항구의 병목현상 등과 결합하면서 운송비용이 급등했다.

배런스는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분석을 바탕으로 이 같은 해운 운임 급등에도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파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닐 시어링은 "이런 일(운임 폭등)이 일어났지만 3가지 이유로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경로가 훨씬 작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첫째, 운송비 상승이 도매와 소매 마진 내에서 부분적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다음으로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소비자물가지수의 바스켓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아시아로부터의 상품 수입은 미국과 유로존 GDP의 약 4%에 해당한다.

게다가, 배송비는 소비자에게 배달된 대부분의 상품 총비용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그는 운임이 역사적으로 교역 상품 소매가격의 5%를 차지했다고 추정한다. 따라서 지난 8개월간의 두 배로 오른 운임은 해당 부분만큼만 상품의 원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최종 소비자는 그 증가분 중에도 일부만을 확인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달러화 약세도 해운 운임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대한 파장을 상쇄한 것으로 풀이됐다. 대부분 국제 운임이 달러화로 책정됐다는 이유에서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6개월간 10%가량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 해당 부분만큼 해운 운임 상승 압력을 상쇄했다는 의미다.

2월 중순으로 예정된 중국의 설 연휴도 해운 운임 상승에 다른 인플레이션 압력을 희석할 것으로 진단됐다. 해운회사들이 선단의 항로를 재조정하고 유휴 컨테이너선들의 위치도 조정할 수 있다. 설 연휴 기간에 중국의 많은 공장이 문을 닫고 수출이 크게 줄어든다는 점도 운임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중국 항구의 정체를 완화할 수 있어서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의 종식이 해운 운임 급등의 가장 큰 완화 요인으로 지목됐다. 팬데믹의 종식이 아직은 미래의 일이기는 하지만, 서비스 대비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고, 봉쇄가 해제되고, 세계 경제가 어느 정도 정상으로 돌아오면 해운 운임도 팬데믹 이전으로 따라가야 하고 가격 인상에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점쳐졌다.

배런스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을 지지하는 주장을 고려할 때 짚어봐야 할 많은 요소가 있지만, 해운 운임 상승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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