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신임 대통령이 공식 취임한 가운데 서울외환시장이 새로운 정부의 달러 정책에 주목했다.

21일 외신 등에 따르면 간밤 바이든은 미국의 46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해 임기를 시작했다.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차기 미국 재무장관으로 지명됐다.

◇달러, 옐런 발언에 우선 약세 재개

그간 바이든 대통령은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 그가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부양책과 돈 풀기 정책 때문이다.

글로벌 외환시장이 바이든 대통령 당선과 이에 따른 글로벌 달러 약세 베팅을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달러화 가치는 급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ICE 달러 지수는 지난해 6월 98선에서 올해 초 90선 아래로 떨어졌다. 반년 동안 달러화 가치가 10% 가까이 폭락한 것이다.

달러화 하락 추세는 최근 다소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다. 그간 급락에 대한 되돌림과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우려가 증폭되면서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상승해서다.

그러나 최근 옐런 지명자 역시 부양책을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달러화는 다시 약세 흐름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옐런 지명자는 최근 상원 금융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금리가 역사적 저점에 있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일은 크게 행동하는 것"이라며 경기 부양책을 옹호했다.

옐런 지명자의 발언에 힘입어 세계 주요 주가지수는 상승했다. 달러화 지수도 최근의 강세 흐름에서 주춤한 채 다시 90선으로 내렸다.

전문가들은 옐런 지명자와 바이든 정부의 부양책 선호는 달러화에 단기적 약세 압력을 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불간섭주의' 천명한 옐런…달러 방향성 예측 어려워

옐런 지명자가 장기적으로는 '달러 불간섭주의' 원칙을 다시 천명한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의 달러화 정책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옐런 지명자는 청문회에서 미국이 수출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얻기 위한 약달러를 추구하지 않으며, 다른 나라가 통화 약세를 인위적으로 추구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나는 시장이 결정하는 환율을 신봉한다"며 "미 달러화와 다른 나라 통화의 가치는 시장에 의해 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외국 정부가 무역에서 우위를 얻기 위해 통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는 모든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달러화가 외환시장 흐름에 의해서만 움직여야 한다는 방침이 확인된 가운데 달러화는 향후 미국의 정책에 따라 방향성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화의 가치는 정부의 환율 방향성에 대한 선호보다는 정책에 더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강력한 경기 부양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달러화는 오히려 강세 전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전 연구원은 "옐런의 강한 경기 부양 정책은 초기 약달러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여타국보다 미국 경기를 빠르게 정상화 궤도에 오르게 하고, 빠른 통화 긴축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장기적으로는 강달러 우호적이다"고 전망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옐런이 정부가 환율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만큼 달러화 방향성에는 어떤 방향으로든 우위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부의 약달러 정책을 뒤집는다는 것은 달러화 강세로 귀결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hrl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2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