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작년과 비교해 올해 초 시중은행의 원화채 매수 강도가 확연하게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채권시장과 인포맥스 채권별 거래 종합(화면번호:4556)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은행이 순매수한 원화채 규모는 2조4천여억 원 수준이다. 작년 같은 기간(12거래일. 약 9조4천800억 원)과 비교해 7조 원가량 줄었다.

채권 종류별로 보면 순매수 규모의 감소세가 금융채와 공사·공단채에서 두드러졌다.

작년 12거래일 동안에는 금융채를 4조7천억 원 사들였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오히려 2천374억 원 순매도했다.

공사·공단채도 작년 2조8천억 원 순매수한 반면에 올해는 2천억 원 수준 순매수에 그쳤다.

반면 국고채 순매수는 늘었다. 작년 12거래일간 2천억 원가량 순매도했지만, 올해는 같은 거래일 동안 약 1조 원을 순매수했다.

통안채도 올해 1조5천억 원을 사들이는 등 작년 2조 원보다는 줄었지만, 전체 원화채 매수 폭 감소를 고려하면 견조한 매수세라 볼 수 있다.

채권시장에서도 은행의 분위기가 작년과 사뭇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팀장은 "공사채를 싼값에 매도하는 등 은행들의 분위기가 예년과 다른 것 같다"며 "당국의 규제 강화를 염두에 두고 은행이 준비에 나선 영향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은행 관계자들은 예대율 등 규제를 위한 준비가 최근 운용 형태 변화의 주요인은 아닐 것으로 판단했다. 이보다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로 봤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운용역은 관련 질문에 "원화 자금시장 측면에서 보면 규제가 완화했다가 정상화하는 국면이라 은행이 준비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주된 요인은 미국 금리 상승 우려 등 (운용 관점에서) 심리적인 요인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은행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연초 매수세 둔화는 포지션을 미리 쌓아두고 교체 매매 정도로 대응하기 때문일 수 있다"며 "최근 금리가 워낙 낮아서 금리가 튈 때마다 종전보다 듀레이션이 긴 종목을 조금씩 사들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올해 들어 은행들의 국고채 매매 형태(인포맥스 화면번호:4255)를 보면 만기 2년 이하는 1조1천500억 원가량 순매도했지만 3년 초과 5년 이하는 약 1조7천억 원 사들였다. 5년 초과 10년 이하 국고채도 1조 원가량 순매수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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