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새해 들어 서울 채권시장에서 보험사의 채권 매수세가 다소 강해진 모습이다.

최근 장기금리가 상승하며 캐리투자 매력이 확대한 데 더해 연초 신규자금 집행에 나선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특히 초장기물인 국고채 30년물뿐 아니라 단기구간에 속하는 3년물 순매수도 두드러졌다.

21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주체별 거래현황(화면번호 4556)에 따르면 보험사는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12거래일 동안 총 5조2천675억원의 원화채권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조5천890억원을 사들인 것과 비교해 약 46.8%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같은 보험사의 매수 확대 배경엔 지난해 연말 대기수요 등이 자리 잡고 있다고 파악된다.

장기금리 상승에 따라 캐리투자 매력도 확대했다고 평가된다.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지난해 7월 말부터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종호가수익률(화면번호 4512) 기준 지난해 8월 초 1.5%대였던 30년물 금리는 올 초 1.823%로 6개월 동안 30bp 가까이 상승했다.

다만 10년물 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빨리 오르면서 국고채 30년과 10년 금리 스프레드는 오히려 해당 기간 13bp가량 축소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당선과 미 의회 블루웨이브 실현 등으로 미 국채 장기금리가 상승한 영향을 받았다.

올해 들어선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상승세가 제한되면서 횡보한 가운데 10년물 금리 오름세가 되돌려지며 스프레드는 소폭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올해 국고채 공급 확대 기조 속에서 스프레드가 중장기적으로 확대 압력을 받겠지만, 저가매수가 유입되며 단기적으로는 스프레드 확대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원래 보험사가 공격적으로 사면 스프레드가 줄어야 하는 게 맞다"면서도 "10~30년 스프레드를 보면 줄지 않고 있어 수급상으로 보험사 매수가 모멘텀이 되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해외채권 대비 원화채권의 금리 메리트가 커졌다는 점 등에도 주목했다.

다른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일부 보험사에서 해외채권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얘기도 있었다"며 "내부 자산 배분 차원의 리밸런싱 정도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보험사 매수는 초장기물인 30년물에 집중됐지만 단기구간에 속하는 3년물 매수 비중이 늘어났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혔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254)에 따르면 보험사는 올해 들어 19일까지 2~3년 만기 원화채권을 1조2천993억원, 20~30년 만기 원화채권을 1조7천57억원 각각 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3년 만기물을 7천385억원, 20~30년 만기물을 1조7천3억원 사들인 것과 비교하면 단기구간의 매수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보험사의 초장기물 수요는 기본적으로 꾸준한 것 같고 최근엔 3~5년 구간 매수도 다소 있는 것 같다"며 "단기물은 보험사뿐 아니라 기관의 신규자금 집행 성격으로 매수가 늘었고 장기금리는 캐리수익이 나오는 레벨로 생각된다"고 언급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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