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투자등급 회사채가 올해 들어 채권시장에서 가장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 보도했다.

팩트셋·블룸버그바클레이즈 채권 지수에 따르면 상위 등급 회사채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올해 약 평균 0.90%의 손실을 봤다. 하이일드 채권이 0.63%, 지방채가 0.10%의 수익을 낸 것과 비교된다.

월트디즈니, 애플 등 우량 기업이 발행하는 블루칩 채권 시장은 통상 투자자들에게 변동성에 노출되지 않으면서 완만한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안전한 투자처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런 우량 회사채는 미 국채수익률과 거의 비슷하게 움직인다. 최근 미 국채수익률은 올해 후반 경제 회복과 인플레이션 고조 기대에 최근 가파르게 올랐다.

인플레이션은 채권 투자자들이 얻는 고정수익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상하도록 부추길 수 있다. 금리가 오르면 신규 채권이 더 높은 수익률을 지급하기 때문에 기존 채권값은 떨어진다.

뉴버거 베르만의 아속 바티아 채권 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등급 채권의 문제는 수익률이 매우 낮다는 것"이라며 "금리가 오르면 거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말 이 채권에서 나와 자금이동을 시작했으며, 하이일드 채권, 기업 대출, 신흥시장 채권 등 금리 노출도가 낮은 채권을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투자등급 회사채 값은 전반적으로 내리고 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전일 1.089%에서 장중 1.123%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에서 새로 발행된 채권은 이날 가장 활발하게 거래된 투자등급 회사채였다. 마켓엑세스에 따르면 이 회사채는 달러당 99.53센트로, 약 0.80% 내렸다.

투자등급 채권의 최근 하락세는 지난해와 대조를 이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자 회사채 수요가 급증했다. 특히 투자등급 회사채로 몰려 지난해 투자등급 회사채는 약 10%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씨티그룹은 진단했다. 대부분의 다른 신용 투자를 앞서는 좋은 실적이다.

투자자들은 국채수익률을 기준으로 추가 수익률이나 국채 대비 더 지불해야 하는 스프레드에 따라 투자등급 회사채를 사들이기 때문에 미 국채시장에 민감하다. 국채와 투자등급 회사채 스프레드는 이번주 0.92%포인트 하락해 2018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분석가들은 팬데믹이 금융시장을 휘젓기 이전인 1년 전과 같은 수준으로 스프레드가 떨어졌다고 지적하며 이번주 투자자들이 투자등급채권을 '비중 확대'에서 '시장 비중'으로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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