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의 영향으로 지난해 해외 건설 수주가 상위 대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건설 수주액 상위 10개 사의 수주 금액 합계는 316억3천만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90%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도 상위 10대 기업이 중동 전체 실적의 97%와 중남미 99%, 유럽 86%를 수주했다.

이에 10대 기업의 실적은 전년 대비 75% 증가했지만, 이외 기업들은 17% 감소했다.

특히, 중소기업 수주액이 전년 대비 29.4% 급감했다.

중소기업 수주액은 지난 2015년을 기점으로 연평균 18%씩 감소하고 있으며 하도급 비율 또한 하락세다.

해외 건설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영업 기반이 있는 대기업 위주의 수주 집중이 심화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현지 정부의 자국 건설산업 보호정책 강화와 현지·제3국 업체의 기술·가격 경쟁력 향상 등으로 하도급 수주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초대형 산업 설비와 토목공사 수주가 이어짐에 따라 10억 달러 이상 공사 수주액은 지난 2015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인 160억달러였다.

초대형 수주가 늘면서 단독수주 158억8천만달러(49%)와 합작 수주 166억2천만달러(51%)로 지난 2017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였던 합작 수주 비중이 다시 증가했다.

최근 해외에서 규모가 큰 메가 프로젝트 발주가 증가하면서 외국 선진업체와의 합작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사업수행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건설사들은 원천기술 보유업체나 로컬 콘텐츠 조건으로 인한 현지 업체와의 조인트벤처(JV) 구성을 통해 경험과 실적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산업 설비 부문에서만 76억3천937만 달러를 수주하며 2년 만에 1위를 차지했다.

특히, 4분기 대형 수수가 집중됐는데 지난 10월 말에는 멕시코에서 4조1천억원에 달하는 창사 이래 최대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현대건설도 세계 각지에서 산업 설비와 토건 부문을 고르게 수주하며 총 64억5천500만달러의 수주로 전년 실적 대비 55% 증가했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과 포스코건설과 합작해 수주한 파나마 철도사업으로 중소·중견기업과의 동반 진출에도 성공했다.

삼성물산은 그룹사 공사뿐 아니라 아시아·중동에서 대형 토목사업과 발전소를 수주하며 3위를 지켰으며, 대우건설은 이라크에서 대형 토목사업(26억 달러)을 수주하며 전년 대비 89% 증가하며 순위도 4위로 뛰어올랐다.

GS건설은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이 발주한 철도종합시험선로(ITTC) 프로젝트 등으로 5위에 올랐고, 현대엔지니어링과 포스코건설이 10억달러 이상의 해외 수주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지만, 백신 보급 등 긍정적인 시그널도 나타나고 있어 해외 건설시장 상황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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