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강세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유럽연합(EU)이 올해 발행하는 대규모 '공동 채권'이 유로화 강세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동 채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7천500억유로 규모로 조성되는 경제회복기금의 재원이 될 예정으로, 투자자금 유입으로 유로화 매수세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매체는 전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작년부터 상승세를 보여왔다. 이달 초에는 한때 1.23달러대를 기록해 2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화 약세 압력 확대가 유로화 강세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의 제로금리 정책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낮아졌다. 투자자들이 달러 매도로 움직인 가운데, 경제회복기금 조성에 합의한 유로존으로 자금이 이동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으로 재정지출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 미국 달러로 환매수가 유입되기도 했지만 시장에서는 유로화 상승세가 멈췄다는 견해는 확산되지 않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작년에는 경제회복기금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감으로 유로화가 올랐다면, 올해는 실수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EU 집행위원회(EC)는 올해 대규모 공동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경제회복기금은 채권 발행을 통해 시장에서 필요 자금을 조달한다. 경제 재건에 기후변화 대책까지 결부한 '녹색 성장'을 목표하는 게 특징으로, 일부는 그린본드가 된다.

SMCB닛코증권은 "올해 가을에 발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EU의 신용도를 볼 때 높은 등급의 채권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매체는 투자자들의 관심도 매우 높다고 전했다. 선례가 된 것이 EC가 작년 10월 발행한 소셜본드다.

중앙은행과 연기금, 펀드 등이 응모한 금액은 발행액의 13배를 넘었다. 유럽 투자자들이 주요 매수자지만 10년 만기 채권의 경우 매수자의 10% 정도가 아시아·미국 투자자였다. 역외에서도 자금이 유입된 것이다.

7천500억유로의 경제회복기금을 위한 공동 채권 발행으로 유럽에서는 고등급 채권 시장이 크게 확대할 전망이다.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시하는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만일 해외 자금이 10% 정도를 차지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단순 계산으로 750억유로(약 100조5천억원)에 달한다.

EU의 공동 채권이 외환보유고 운용 대상이 되면서 유로화 지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유로화 비중은 작년 9월 말 기준 약 21%를 기록했다.

미즈호은행은 "유로화 환율과 외환보유액(내 유로화)의 점유율은 상관관계를 보여왔다"며 유로화를 통한 외환보유액 운용이 늘어나면 유로화 강세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에 유로화는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헤지 비용이 들지 않는 특징이 있다. 환헤지 상태로 공동 채권을 사면 환율 시세에는 중립적이지만 도이체증권은 "투자 대상의 통화를 분산하기 위해 환헤지를 하지 않은 채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로화 강세파들은 유로-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1.3달러, 혹은 그 이상 오를 수 있다고 본다고 매체는 전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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