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례회의 결과를 앞두고 소폭 내렸다.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해 어떤 해석을 내놓을지에 대해 투자자들이 경계 모드를 강화하면서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6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1bp 상승한 1.039%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0.3bp 오른 1.801%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0.2bp 상승한 0.123%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91.7bp에서 91.6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은 이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연준 정례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FOMC가 통화정책을 변경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지만 성장률 전망과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어서다.

민주당이 미 의회까지 장악하면서 재정부양책 통과에 대한 기대도 한층 높아졌다. 성장률 회복과 인플레이션이 상승이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일부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연초부터 양적완화(QE)의 조기 축소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시장의 불안심리를 부추기기도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15일 긴급하게 진화에 나서 금리 급등세가 겨우 저지된 상황이다.

파월 의장은 당시 프린스턴대 교수와의 생방송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은 가깝지 않다(no time soon)며 "지금은 연준의 완화적인 정책 기조 '출구'(exit)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연준의 채권매입 축소 등 테이퍼링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발언 수위를 한껏 높였다.

시장이 긴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만큼 불안심리가 크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QE 규모의 축소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라도 나오면 시장이 엄청난 충격을 받을 수도 있어서다.

미국의 재정부양책 통과가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는 강화됐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 대표는 다수당의 지위를 바탕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1조9천억 달러 규모의 재정 부양책 통과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상승하면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등 미국의 경제지표가 유럽 지역보다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콘퍼런스보드는 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달의 87.1에서 89.3으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88.0보다 소폭 높았다. 앞서 2개월 연속 하락한 뒤 1월에 처음으로 상승 반전했다. 다만 지난해 10월에 기록한 팬데믹 고점인 101.4, 팬데믹 이전인 2월의 132.6은 대폭 밑돌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강한 수요, 역사적으로 낮은 모기지 금리에 힘입어 미국 주택가격의 강한 상승세는 이어졌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11월 전미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1% 상승했다. 전년 대비로는 9.5% 올랐다. 전년 대비로 지난해 10월의 8.4%에서 상승 탄력이 더 강해졌다. 전년 대비 가격 상승률은 2014년 2월 이후 가장 높았다.

610억 달러 규모로 실시된 미 국채 5년물 입찰은 0.424%에 낙찰됐다. 응찰률이 2.34배에 달해 미 국채에 대한 시장의 수요는 여전한 것으로 가늠됐다.

올해 초 대규모 투매 이후 투자자들은 미 국채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기준금리가 사실상 제로인 상황에서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1%를 넘어서는 등 매력적인 수준까지 높아지면서다.

콜롬비아 스레드니들의 선임 금리·통화 전략가인 에드 알-후세이니는 "지금 시장은 연준이 올해 말까지 현재와 같은 QE 속도를 유지한 뒤 점차 줄이는 테이퍼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취약하다"며 "QE와 관련된 기대치에 대한 연준의 관리 성적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RBC 도미니언증권 금리전략가인 사이먼 딜리는 연준 정례회의가 투자자의 핵심 관심사다고 지적했다. 다른 연준 관계자들이 출구전략 시기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가운데 파월 의장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대해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neo@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6시 3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