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외국인이 시장 상황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국채선물을 매매하고 있어 채권시장의 관심을 끈다.

소상공인 손실보상의 법제화 추진에 국고채 물량 우려가 커지면서 장기 금리가 급등하는 와중에 외국인은 오히려 10년 국채선물을 매수하고, 3년 선물은 매도하는 패턴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국고채 3-10년 스프레드의 확대, 국고채 2년물 등 단기 채권 물량 증가 우려 등이 외국인의 독특한 매매패턴의 이유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7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최근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3거래일 연속 순매도했고, 10년 선물은 2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현재 채권시장의 상황에 비춰보면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 매매 패턴이다.

국고채 3년 금리는 1%를 돌파해 기준금리 대비 격차를 50bp 이상 벌렸다. 이미 기준금리 인상까지도 반영한 레벨이기 때문에 현재 수준에서 매도 거래를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10년 금리는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따른 국고채 물량 증가 우려에 최근 급격한 약세를 나타냈는데, 외국인은 오히려 선물 매수로 강세에 베팅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수급 상황으로 보면 매도인데 외국인이 10년 선물을 계속 매수하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3-10년 스프레드가 추가 확대하기 어렵다는 판단과 국고채 단기물 증가 우려에 따라 외국인이 3년선물 매도와 10년 선물 매수에 나섰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실제로 현재 국고 3-10년 스프레드는 전일 76.3bp로 추가 확대를 자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들어 나타난 76bp를 상회하는 수준의 스프레드는 2014년 1월 이후 7년 만이다.

시장참가자들도 이 점을 알고 있지만 소상공인 보상에 따른 국고채 물량 우려를 생각하면 매수에 선뜻 나서기도 어렵다. 외국인의 10년 매수가 의외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외국인의 3년 선물 매도는 기획재정부의 국고채 2년물 발행 계획에 따른 수급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기재부는 2월부터 국고채 2년물을 신규로 발행한다. 2년물 구간은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과 구간이 겹치기 때문에 구축효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한은이 구축효과에 대응하기 위해 3년물 통안채를 발행할 계획까지 갖고 있어 2~3년 구간 혼란에 대한 우려는 더 커졌다.

외국인의 매매 패턴이 커브 플래트닝에 베팅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를 별도로 파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3년 선물은 외국인이 오후 들어서 주로 거래를 하고 있고, 10년 선물은 하루 종일 같은 방향으로 선형적으로 매매하고 있다"며 "둘의 성격이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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