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이 최근 은행시스템에서 예상치 못하게 유동성을 축소하는 것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양책 철회 움직임이 아니라 금융 및 부동산시장을 투기 움직임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보도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26일 20억 위안어치의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을 매입했다.

만기 도래 물량을 고려하면 이날 780억 위안의 유동성이 순회수됐다.

26일 역RP 매입 규모가 예상을 크게 밑돌자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 당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고려해 예상보다 빨리 코로나19 경기부양책 철수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춘제(중국의 설) 연휴를 앞두고 유동성 긴축 정책을 펼치는 것은 이례적이어서 시장 우려를 더욱 키웠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유동성 축소에 대해 높은 레버리지 수준, 부동산 부문의 높은 기관 대출 비중, 중국 시장의 높은 수익률을 보고 들어온 핫머니 투기수요 등 금융시스템에 있는 일부 리스크를 중국 정부 당국이 해결하려고 하는 것뿐이라고 일축하며 통화정책 철회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딩솽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주 유동성 흡수가 최근 중국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 쌓여온 리스크를 겨냥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는 추가적인 금융 레버리징에 대한 경고"라고 주장했다.

인민대학교 국제통화연구소의 취 창 연구원도 "매번 해외 유동성이 홍수처럼 밀려올 때 중국 국내 부동산, 주식, 채권 가격은 올라갈 것"이라면서 "이미 자산 버블의 징후가 보여 이제 중국 정부 당국이 경고선을 그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미 여러 차례 핫머니의 과도한 유입이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 안정성을 위협하는 자산 거품을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부양책 철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딩 이코노미스트는 "갑작스러운 정책 변경을 의미하지 않으며 이 현상이 오래가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동성 주입이 곧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최근 몇 주간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경제 상황이 약화했을 뿐 아니라 이에 따른 일련의 봉쇄조치가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충격을 고려했을 때 유동성 흡수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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