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최근 1,100원 부근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달러-원 환율이 오랜만에 박스권을 탈피해 급등했다.

2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오전 10시 23분 현재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9.20원 오른 1,113.60원에 거래됐다.

이날 1,109.40원에 갭 업 개장한 환율은 개장 직후 1,110원대를 터치했다. 환율이 1,110원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해 12월 23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환율이 최근 상단 저항선으로 작용하던 1,110원대에 안착하자 상승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달러-원 환율은 이내 두 자릿수 이상으로 상승 폭을 키웠다. 오전 중 전일대비 11.50원 급등한 1,115.9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1월 23일 장중 고가 1,116.00원 이후 약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환율 급등에는 주가 조정에 따른 리스크 오프(위험 회피) 심리와 통화시장에서의 달러화 강세, 시장의 포지션 급변동 세 요인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시장에 다소 실망스럽게 해석되며 간밤 뉴욕 증시가 큰 폭 하락했고 국내 증시도 조정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피는 이날 장중 2% 이상 급락했다. 코스피 지수가 개장 직후부터 급락하자 위험 회피 심리에 환율이 급속도로 상승 폭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서울환시 포지션도 급변동하면서 환율 급등 폭을 키웠다.

1,110원대로 환율이 오르자 대규모 숏커버가 쏟아졌고 시장 참가자들도 빠른 속도로 달러 롱포지션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수급 중심의 레인지에 갇히면서 시장 포지션이 가벼웠던 점도 환율의 급등을 촉발한 요인으로 해석된다.

같은 시간 글로벌 달러화도 강세를 보이며 달러-원 환율의 급등 폭을 키웠다.

서울환시 개장 직후 글로벌 달러화 지수가 90.7선으로 치솟았고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도 6.51위안대까지 오르며 달러-원 환율을 끌어올렸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뉴욕 증시 급락과 주식시장의 FOMC 실망 여파로 코스피 지수가 갭 다운 출발했다"며 "환시에서도 개장과 동시에 역내외 롱 심리가 자극됐고 역외 대규모 숏커버 물량이 유입되며 1,110원 탈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월말 네고 물량도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으며 달러-원 환율의 상승 속도를 제어하지 못했다.

한편 현재 달러-원 환율이 1,110원대에 안착한 채 10원 안팎의 상승 폭을 보이는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환율이 추가 상승 동력을 이어갈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다음 상단 저항은 1,115원선으로 보고 상승 동력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이날 상승 동력이 FOMC에 대한 실망감, 주가 랠리에 대한 조정과 포지션 커버 등 반작용적 측면이 강했던 만큼 현재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미국 증시의 밸류 부담에 따른 리스크 오프가 언제까지 진행되느냐의 문제다"며 "FOMC 자체는 중립적이어서, 다시 주가가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일단 시장에서 숏커버가 나오면서 환율이 올라갔으나 상단은 월말 네고에 막힐 수 있다"며 "1,115원이 일목균형표 상단 부근인 만큼 이 저항선을 뚫고 올라가는 힘이 있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도 "달러-원 환율이 장 초반 급격히 상승했는데, 1,115원 부근을 다음 상단 저항으로 보고 있다"며 "주식시장의 리스크 오프 심리가 언제까지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hrl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0시 2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