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순매도액 7조원 넘어…월간 기준 역대 최대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코스피가 2차 급등을 시작한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연기금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한 액수가 누적으로 1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만 순매도액이 7조원을 넘어 연기금의 월간 순매수액 기준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주요 연기금의 자산배분 계획상 목표치를 고려하면 앞으로도 연기금발 매물은 더 나올 수밖에 없어 코스피에 조정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연합인포맥스의 투자자별 매매추이 화면(화면번호 3302번)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연기금은 전날까지 3개월간 누적으로 총 10조7천8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해 8월 코스피가 2,200선을 넘을 때부터 순매도 기조를 잡기 시작했던 연기금은 작년 10월까지 3조3천90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2,200선과 2,450선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며 횡보했고 연기금의 매도 공세도 지금처럼 거세지는 않았다.

하지만 작년 11월부터 백신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코스피가 2,200선에서 3,200선까지 단숨에 치솟자 연기금도 본격적으로 매도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특히 이달에만 연기금의 순매도액이 7조7천497억원에 달해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연기금이 순매도 기조를 형성했지만 월간으로는 순매도액이 1조5천억원 안팎이었던 걸 고려하면 이번 달엔 말 그대로 '매물 폭탄'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연기금의 월간 기준 순매도 규모가 가장 컸던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4월로 2조1천255억원이었다.

연기금이 단기간에 물량을 투하한 만큼 국내주식 비중도 어느 정도 목표치에 가까워졌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기금이 전체 포트폴리오 내에서 국내주식 비중을 갈수록 더 줄이는 추세인 만큼 향후에도 연기금의 공격적 순매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전체 자산은 총 772조1천730억원으로 이 가운데 국내주식 비중은 18.0%(139조2천40억원)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계획 목표치인 16.8%를 1.2%포인트 상회하는 수치다. 액수로는 9조2천660억원 가량이다.

게다가 작년 11월부터 이달 고점까지 코스피 상승률이 무려 43%로 글로벌 증시 중 최고였다는 점과 채권 부문은 금리 상승으로 수익률이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국내주식 비중은 더욱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계산으로 작년 10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평가액에 11월부터 3개월간 코스피 상승률을 적용하면 이달 고점 기준으로 이 수치는 199조원에 이른다. 국민연금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더 큰 우량주 위주의 코스피200 상승률(48%)을 적용하면 국내주식 평가액은 206조원에 달한다.

이 기간 연기금은 꾸준히 주식을 순매도한 만큼 이 같은 상승률을 온전히 적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해외주식을 제외한 다른 자산의 가격 상승 폭이 미미했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여전히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연기금이 포트폴리오 내 국내주식 비중을 더 줄이는 추세라는 점도 수급 측면에선 증시에 악재가 될 수 있다.

국민연금의 중기자산배분안에 따르면 오는 2025년 말까지 해외투자가 전체 포트폴리오의 50%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해외주식 목표 비중은 35%, 해외채권이 10%, 나머지는 해외 대체투자가 차지한다.

반면 국내주식은 이 기간 15% 내외까지 목표 비중이 축소된다. 국내주식의 비중 목표치는 작년 말 17.3%에서 향후 5년간 계속 줄어들 것이고 그만큼 공격적인 매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다만 국민연금이 최근 매물을 많이 쏟아냈고 16.8%는 연말까지 국내주식 비중 목표치라는 점에서 연기금이 시장 상황에 따라 매도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은 있다.


 

 

 

 


※연기금 월간 기준 순매매 추이

jhji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4시 1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