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워데이션 환경에 펀드 유인 증가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한때 마이너스 대까지 폭락했던 유가가 산유국들의 공급 축소와 수요 회복에 힘입어 랠리를 보이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국제 원유 시장에 벤치마크 가격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작년 10월 말 대비 50% 이상 올라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60달러에 근접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주 1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55달러를 넘어섰다.

여전히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최근의 유가 회복 속도는 놀라울 정도다.

올해 들어 S&P500지수에서 가장 성과가 좋은 주식도 에너지주로 올해 들어 엑손모빌의 주가는 20%, 코노코필립스의 주가는 13%가량 상승했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시장이 분명 모멘텀을 얻게 됐다"며 "WTI도 60달러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고용은 여전히 부진하지만, 신규 부양책과 코로나19 백신 유통에 대한 기대로 유가는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휘발유 가격도 작년 11월 초 갤런당 평균 2.12달러에서 현재 2.46달러로 상승했다.

가스버디의 패트릭 데 한 석유 분석 담당 헤드는 원유의 최근 가격 상승분은 2~4주 후에 휘발유 가격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휘발유 가격은 당분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조만간 휘발유 가격이 평균 3달러까지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가 오르는 배경에는 대규모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레이더들은 이미 인도와 중국에서 회복된 수요가 선진국에서 반등하면 추가로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이 이끄는 산유국들의 생산 억제 노력도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OPEC은 작년 4월에 감산 합의를 통해 지금까지 21억 배럴가량을 축소했다고 지난주 발표했다.

미국 기업들도 생산을 줄이고 있다.

에너지정보국(EIA) 자료에 따르면 미국 원유 생산업체들은 팬데믹 직전보다 17%가량의 원유를 덜 생산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마르틴 래츠 애널리스트는 이로 인해서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이 2020년 고점 대비 5%가량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선물 가격에서도 공급 긴축이 나타나고 있다는 징후가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WTI 3월물 가격은 2022년 3월물 가격 대비 5.16달러 높아졌다.

이는 근월물과 원월물 간의 가격 차가 팬데믹 이후 가장 높아진 것으로 근월물 가격이 원월물 가격보다 높은 백워데이션 상황이 심화한 것이다.

이는 그만큼 트레이더들이 근월물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의미다.

유나이티드 아이캡의 스콧 셸턴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이는 (유가의) 강세 신호다"라며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항공사나 기업들이 유가 헤지를 위해 매수하던 원월물 구매를 줄이면서 백워데이션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많은 전문가는 유가가 당분간 추가로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랙록의 BGF 월드 에너지 펀드의 마크 흄 공동 매니저는 백워데이션 상황으로 더 많은 자산운용사가 유가 베팅에 나설 수 있게 됐다며 현물 가격이 높으면 펀드들은 선물 만기가 다가올 때 이익을 내고 포지션을 더 싼 원월물로 교체한다고 설명했다.

JP모건체이스의 루하니 아가월 애널리스트는 추가 수익을 노릴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최근 몇 달간 원자재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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