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부자는 투자에서 즐거움을 느끼죠. 가난한 사람은 소비에서 기쁨을 느낍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8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당장의 소비보다는 투자를 통해 자금을 아끼고, 향후 충분한 여력이 생겼을 때 이를 즐기자"고 말했다.

그는 'Save now, Power later'를 강조하며 "단기 수익에 연연해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투자 철학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존 리 대표는 최근 기업 주가 급등락으로 인해 주변 투자자들이 고수익을 얻은 것에 관심 두지 말고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투자 목적이 노후 준비인 만큼 장기적인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투자자들이 고민해야 할 것은 국내 주가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한 정책과 태도라고 덧붙였다.

존 리 대표는 복리 효과를 믿고 장기적인 투자를 하라고 권했다. 성장세에 있는 기업과 경영진의 자질을 믿고 기업과 같이 성장하라는 것이다.

존 리 대표는 국내 가치투자의 대가로 라자드자산운용 등을 거쳐 지난 2014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로 부임했다.


 

 

 

 

 

 


다음은 존 리 대표와의 일문일답.

--최근 변동성 커지는 종목을 매매하며 수익을 좇는 행동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개인 투자자들은 어떤 투자 마인드를 갖춰야 하는지.

▲왜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지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주식 투자는 노후 준비다. 30대가 주식 투자한다면 좋은 것인데, 단기간에 부자 되고 싶어 욕심을 내고 수익률을 매일 체크하는 건 투자가 아니라 투기다. 분위기에 휩쓸리기 쉽다. 나만 안 하면 뒤처지는 것 같은데 이걸 이겨야 한다. 주위에서 50~100% 벌었다는 건 중요하지 않다. 주식 투자는 마라톤이다. 30년 후 경제 독립, 노후준비를 위한 것이다. 꾸준히 투자하고 가지고 싶은 펀드 투자하는 것이다. 마라톤 뛰는데 100M 달리기 기록이 중요한가.



--오랫동안 운용을 해오셨는데, 장기 투자로 인한 복리의 마법에 관해서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가.

▲주식 투자는 기업에 투자하는 건데 회사 이익이 늘어나는 것 자체가 복리 효과다. 주식 가격은 기업 이익에 수렴하게 된다. 어떤 회사가 연 10%씩 성장하면 매출이 1조 원에서 1조1천억 원, 1조2천100억 원이 되는 등 10년 후 보면 매출이 커진다. 주식도 처음에는 적은 돈으로 느껴지는 데 시간이 갈수록 그래프가 가파르게 오른다. 하루라도 일찍 투자하는 사람이 유리하다. 아이들 사교육비를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게 되면 취직 안 해도 될 정도라고 생각한다.



--투자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시는지. 투자에 활용하는 정보는 무엇인가.

▲펀드 운용 시 액티브와 패시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액티브는 좋은 회사를 고르는 것이고, 패시브는 상장지수펀드(ETF), 지수 연동형으로 한다. 개인적으로 액티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TF에 돈이 몰려 가격이 비싼 경우가 많다. ETF는 개별 종목이 아니라 한 인덱스 자체를 사는 것이다. 그 중 갖고 싶지 않은 회사가 포함된 경우도 많다. 그래서 꼭 그게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액티브가 더 옳다고 생각한다. 액티브 중에서도 바텀-업이 있고 탑-다운이 있다. 탑-다운은 포트폴리오에서 미리 정하는 것. 전기차 관련된 것은 10%, 헬스케어는 7% 등 나름 정한다. 그 안에서 회사를 정해서 넣는 게 탑-다운. 바텀-업은 가지고 싶은 회사를 먼저 고르는 것이다. 삼성전자, 카카오 등 다 모아보니 구성이 이렇게 된다. 투자 스타일이 다 다른 것인데 우리는 액티브, 그 중 바텀 업 스타일을 추구한다.



--시장을 이기기 위한 종목 선정이 어렵다.

▲그래서 펀드를 하라는 것.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퇴직연금에 주식 비중이 얼마나 있는지 아는 것이다. 주식 비중이 얼마인가 생각해보자. 한국의 퇴직연금 주식 비중이 전 세계 최하위다. 그것부터 손질해야 한다. 퇴직연금 세제 혜택도 있으니 그걸 다 투자하고 돈 남으면 개별주식에 투자해야 한다. 펀드를 권하는 이유는 적은 돈으로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은 개별 종목 가격에 따라 그게 불가능하다.



--바텀-업 방식으로 종목을 선정하는데, 메리츠운용의 투자 프로세스에 관해 설명해주실 수 있는가. 어떤 의사결정을 거쳐 종목을 편입하는가.

▲회사가 10년 후 어떻게 될 것인지 예측하는 게 투자다. 반도체를 예로 들면 지금 호황인데 5년 후에도 호황인가, 다른 경쟁자 나타나면 어떻게 되는지 생각해야 한다. 지금 주가수익비율(PER)이 10이다, 그건 중요하지 않다. 매출이 30%씩 늘어난다면 PER 10은 대단히 싼 가격이다. 예측하는 것은 경험에서 나온다. 회사의 히스토리, 위기 극복 과정, 경영진 자질이 제일 중요하다. 경영진이 얼마나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가, 주주를 어떻게 생각하나, 회사 투명성은 어떤지 등을 본다. 주식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영진 자질이고 숫자는 그다음이다. 회사 독점력, 진입 장벽, 브랜드 네임이 중요하다. 같은 물건이어도 이 회사는 비싸게 팔 수 있는가. 어려운 상황이어도 망하지 않을 수 있는가 등 종합적인 것을 봐야 한다.



--산업이 변화하면서 미래를 생각하기 어려운데 종목을 계속 보유하는 것이 정답이 아닐 수 있을 것 같다.

▲매도 시점을 정하는 건 가격이 아니다. 더 좋은 기업이 생길 때 파는 것이다. 철강을 예로 들면 한국 철강 수요가 정점에 달하고 중국 등 국가가 철강 산업이 강해지면서 매도하는 것이다. 2~3배 벌어서 팔았다는 건 좋은 게 아니다. 더 좋은 대상이 나타나 팔 때가 온 것이다. 장기 투자에 대한 반박으로 자꾸 망한 기업 사례를 들어 얘기한다. 코닥은 어떤가, 필름 수요가 없어지니 파는 것이다. 팔 때는 팔 이유가 있다. 세상이 변하거나 다른 산업이 좋아지는 경우 등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장기투자 안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최근 해외 주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 국내 투자와 해외 투자 비중은 어떻게 구성하는 것을 추천하는가.

▲어느 게 옳은지 말할 순 없다. 개인 성향이다. 한국 시장에 애착이 가는 건 잠자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국민 대부분이 주식에 부정적이었고, 퇴직연금의 주식 비중도 적다. 돈은 쌓여있고 부동산에만 몰두했고, 가계 자산 중 주식 비중이 작다. 다른 나라에 비해 대기 자금이 많이 있다. 예탁금도 작년보다 늘어난 것이지 부동산 자금을 보고 오면 과열이 아닌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투자자들에게 추천하는 자산 배분 방식이 있는가.

▲투자자들이 간단한 선택을 하게 하기 위해 메리츠 샐러리맨 펀드를 만들었다. 전 세계 투자하고, 다양하게 투자하는 것이다. 적은 돈을 아껴서 투자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사람들은 투자를 어렵게 생각한다. 공부하고 한다고 시작을 미룬다. 그건 펀드매니저 준비할 때고. 투자는 하면서 경험을 쌓는 것이다. 투자는 라이프스타일이고, 철학이고, 노후 준비다. 그걸 공부해서 시장과 싸워서 타이밍 맞추고 단기 차익 시현하는 행위는 100% 실패한다. 단기간에 테크닉 배워서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투자 지침서나 입문서를 추천해주신다면.

▲책을 봐서 투자하는 건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책은 기본적인 것을 알려준다. 장기투자, 기업에서 무엇을 봐야 하는지 등. 하지만 실제로 주식 시장에 나오면 시간이 없다. 세계에 기업이 얼마나 많은데 그걸 다 보고 있나. 그래서 처음에 퇴직연금 등 노후 준비 방법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걸 안 하고 급하게 주변에 누가 얼마 벌었다는 것에서 흔들려 투자하는데, 노후 준비라는 진리를 무시하고 종목을 골라 빠르게 부자 되겠다고 시장에 들어온다. 강조하지만 급등하는 주식으로 수익을 내는 건 흔하지 않은 경우다. 주식 투자 자체, 기업을 소유한다는 것이 가슴이 뛰어야 한다.



--대표님 외에 국내에서 주식 투자로 존경받을만한 분은 어떤 분이 있는가.

▲주식농부(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도 계시고,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도 계신다. 흔하진 않다. 몇 분이 저 같은 투자 철학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 사람은 단기간 수익을 노린다. 리딩방 등은 절대로 믿으면 안 된다. TV 나와서 주식 이렇게 한다, 종목 알려준다고 하는데 그 사람이 나보다 지식 많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전문가는 있을 수 없다. 같은 종목을 두고 보는데, 전문가가 있다면 다 같이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 투자는 자기 철학이다. 어떤 시기 손해 보고 이익 보고 하는 과정일 뿐이다. 워런 버핏은 자기 철학을 실천한 것이다. 그분을 전문가라고 하지 않는다. 현인이라고 하지. 투자는 테크닉이 아니다. 사람들은 매매하면서 돈을 벌려고 한다. 주식의 기본 의미에 대해 이해가 낮은 것이다.



--메리츠운용에서 현재 가장 인기 있는 펀드는 무엇인가.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펀드는?

▲메리츠 샐러리맨 펀드다. 젊은 분들이 많이 투자하고 있다. 주니어펀드도 중요하게 여기는데 어린아이들이 투자하면 한국의 장래는 밝다.



--투자를 안 하시던 분들이 자본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2020년은 자본시장 획기적인 해였다. 제도 개선하고, 주식 시장에 머무르게 하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 주식을 꾸준히 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코스피 지수가 3,000, 2,800포인트 변화한다. 왜 여기 연연해하나. 20년 후 20,000포인트가 되면 지금 수치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정부, 투자자들은 20,000포인트가 되게 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써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지극히 짧은 기간에 대해 왜 그렇게 관심을 가지나. 오늘의 주가 등락이 나와 관계가 없어야 한다. 내 포트폴리오가 돈을 잘 벌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얼마를 벌었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삼성전자 몇 주를 가졌는지가 중요하다. 500만 원에서 30% 벌면 150만 원인데 650만 원으로 노후 준비가 되나. 그래서 주식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 소액으로 꾸준히 오랫동안.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 하는 게 투자다.



--메리츠운용이 현재 가장 관심을 보이는 분야는 무엇인가. 또, 펀드를 운용하면서 중장기 방향성은 무엇인가.

▲우리는 교육에 주안점을 둔다. 시장을 멀리해라, 장기적으로 투자해라 이런 것을 강조한다. 우리 관심은 아이들, 청소년들이다. 어릴 때부터 투자하는 습관, 소비보다는 투자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건 순서다. 돈을 모아야 할 때는 돈을 모아야 한다. 순서가 바뀌어서 소비를 먼저 하면 안 된다. 전체 자산에서 부담이 안 되는 수준의 소비는 괜찮다. 사회 초년생은 투자해야 한다. 노후 준비가 중요하다. 젊을 때는 돈이 일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부자들은 투자에 즐거움을 얻는다. 가난한 사람들은 소비에 기쁨을 느낀다.



--투자자들에게 투자 조언을 한다면

▲당신이 전문가다. 매일 투자해라. 여유자금으로 투자해라. 돈은 내가 모으는 것이다. SAVE NOW, POWER LATER. 복리는 향후 엄청난 힘을 불러온다.



[알립니다] 존 리 대표와의 인터뷰는 연합인포맥스 유튜브 채널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sylee3@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3시 0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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