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순매도 종목은 전기차株 제외 상당수 하락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연기금이 올해 들어 증시에서 강한 매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순매수한 종목은 상당수가 30%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기금의 순매수 상위 종목인 빅히트를 비롯해 일부 종목은 50% 안팎의 상승률을 보여 다시 한번 '연기금 파워'를 보여줬다.

9일 연합인포맥스의 투자자별 매매추이 화면(화면번호 3302번)에 따르면 연기금은 올해 들어 이날까지 증권거래소에서 총 9조7천55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현재 384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올해 처음으로 순매수한 것을 제외하면 연기금은 전날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순매도 기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연기금은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일부 종목에 대해선 순매수를 유지했는데 순매수 종목 중 상당수는 올해 급등한 점이 눈에 띈다.

연기금이 전날까지 1천143억원어치 사들이며 올해 가장 많이 순매수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연초 이후 상승률이 45%를 기록했다.

빅히트는 지난해 10월 상장 당일 35만1천원까지 치솟다 11월 초 14만1천원까지 내려간 이후 1월 중순까지 15만원대에서 횡보했다.

이 기간에도 연기금은 빅히트의 주식을 꾸준히 순매수하고 있었는데 올해 들어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면서 주가도 수직으로 상승했다. 연기금은 11월 초부터 빅히트 주식을 2천2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빅히트를 제외하면 연기금이 올해 천억원 단위로 순매수한 개별 종목은 없다. 그럼에도 빅히트 외에 100억원 이상 순매수한 종목 35개 중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누스를 빼면 모두 강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효성첨단소재로 한 달여 사이 무려 94.63%나 급등했다. 뒤를 이어 동원시스템즈(64.71%)와 세방전지(60.38%), 에스엘(61.85%), 포스코인터내셔널(55.67%), 한국항공우주(52.33%)가 50% 이상의 수익률로 연기금의 힘을 보여줬다.

효성첨단소재는 산업용 원사를 생산하는 업체로 폴리에스터 원사, 나일론 원사 등 전통적인 제품뿐 아니라 고성능 탄소섬유 같은 소재도 생산한다. 동원시스템즈는 알루미늄박 등을 생산하는 종합 포장재 회사며 세방전지는 차량 및 산업용 배터리 전문 제조업체다. 전반적으로 전기차 및 항공우주 시장의 확대로 성장이 기대되는 회사들이다.

이들 업체 외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45.44%), LIG넥스원(37.70%), 진에어(34.44%), SK(29.11%), LG디스플레이(26.95%), 키움증권(25.69%), 케이아이엔엑스(22.84%)도 같은 기간 연기금이 100억원 이상 순매수했고 주가도 20% 넘게 올랐다. LG디스플레이와 키움증권은 순매수액이 500억원 이상이었다.

연초 이후 연기금이 순매도한 종목 중에서도 기아차처럼 40% 넘게 급등한 종목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상승폭이 작거나 하락세를 겪는 모습이었다.

올해 들어 연기금이 1천억원 이상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3조1천163억원)를 제외하면 총 19개다.

이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연기금이 4천억원 규모로 순매도했음에도 52.89% 뛰며 시장의 위험 선호 심리를 보여줬고 기아차도 40.87%의 상승률로 연기금 매도세를 뚫고 올랐다. 현대모비스(28.18%), LG화학(20.51%), 삼성SDI(23.25%), 현대차(24.22%), 삼성전기(14.61%) 등 다른 전기차 관련 업체들의 주가도 상당한 강세를 보이며 연기금을 이기는 유동성의 힘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면 연기금이 매물 폭탄을 던진 종목은 대부분 하락세를 겪었고 특히 씨에스윈드(46.89%), 오스코텍(41.84%) 등 시가총액이 작은 기업들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갔다.





※연초 이후 연기금 종목별 매매 추이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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