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투자 배후에 있는 잠재적 정치적 라이벌 경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앤트그룹 기업공개(IPO)로 잠재적인 정치적 라이벌들이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것을 우려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앤트그룹이 금융 시스템에 리스크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과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이 당국의 금융시장 감독 강화를 비판한 것이 화근이 돼 앤트그룹 IPO는 작년 11월 초 전격 중단됐다.

앤트그룹은 복잡한 지배구조로 되어 있는 데다 사상 최대 규모의 IPO로 이익을 볼 예정인 이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불안감이 IPO를 막은 또 다른 핵심적인 이유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중국 중앙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앤트그룹 투자설명서는 회사 지배구조의 복잡한 측면을 감춘 것으로 나타났다.

불투명한 투자 구조를 들여다보면 중국내 연줄이 닿아있는 권력층 집단이 앤트그룹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일부는 시 주석과 핵심 권력층에 잠재적 도전이 될 수 있는 정치가 집안과 관련을 맺고 있었던 것이다.

상장을 통한 앤트그룹의 기업가치가 3천억달러(약 332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임에 따라 마윈을 포함한 지분 투자자들은 수십억 달러를 챙길 것으로 예상됐다.

시 주석은 집권 8년 동안 다수의 정적을 제거해왔으며 그의 권력은 과거 마오쩌둥과 비견될 정도다.

그는 특히 부패와 부동산 투기, 고위험 금융 활동을 크게 반대해왔으며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데 반부패 캠페인을 동원하기도 했다.

시 주석이 눈살을 찌푸려오던 잠재적 정치 권력자들이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계기를 앤트그룹 IPO가 제공한 것이다.

한 소식통은 "한 편으로는 엄청난 부를 쌓을 수 있는 다수의 개인이 있었던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적 측면에서 금융 리스크가 이전되는 상황이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국의 우려를 산 투자자 중 한 곳은 바로 사모펀드인 보위(Boyu) 캐피털로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손자인 장쯔청이 설립에 참여했다.

시 주석은 반부패 캠페인을 통해 장 전 주석의 측근을 대거 숙청했으나 그는 여전히 배후에서 힘을 유지하고 있다.

장 전 주석과 관련을 맺고 있는 다른 지분 투자자는 '상하이파'로 불리는 자칭린의 사위가 이끄는 그룹이다.

자칭린은 공산당 최고 권력층인 정치국 상무위원을 역임한 바 있고 장쩌민과의 관계도 끈끈하다.

장쯔청은 지난 2012년 마윈이 야후가 보유한 알리바바 지분의 절반을 사들이는 협상에 도움을 줬다.

장의 보위 캐피털과 중국투자공사(CIC), 중국개발은행의 사모펀드 사업부, 씨틱그룹 등 투자자 컨소시엄을 구성해 필요한 71억달러의 자금의 일부를 융자해줬다.

이를 통해 컨소시엄이 5%의 지분을 갖게 됐으며 2년 후 알리바바가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지분가치가 급등했다.

자칭린 사위인 리보탄이 이끄는 앤트그룹 베이징자오드인베스트먼트 역시 투자 배후에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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