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카카오모빌리티가 미국계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에서 2천200억원을 투자받는 데 성공했다.

칼라일에서 대규모 자금을 수혈받으면서 구글 등 국내외 복수의 전략적 투자자(SI)로부터의 추가 투자유치 작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칼라일과 약 2천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는 내용의 주주간계약(SPA)을 체결했다.

칼라일은 카카오모빌리티가 발행할 예정인 신주를 약 2천200억원 규모로 인수해 지분 6.7%를 확보한다.

통상 사모펀드가 진행하는 전환상환우선주(RCPS) 등의 메자닌 투자가 아닌 100% 보통주 투자다.

신주 인수 거래가 마무리되면 칼라일은 카카오모빌리티의 1대 주주인 카카오(64.6%), 2대 주주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28.6%)에 이은 3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는 그동안 소수의 SI들에만 투자 유치를 추진해왔는데, 칼라일 측에서 카카오모빌리티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며 이례적으로 프라이빗 형태의 투자 의향서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가맹 택시의 전국적 확산, 코엑스 등 국내 주요 랜드마크 주차장 운영권 확보 등 회사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에 칼라일 측에서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에서 카카오모빌리티는 3조4천200억원(포스트머니 기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기업가치가 3년여 만에 약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 한국투자파트너스와 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TPG, 일본 오릭스캐피탈 등으로부터 5천억원의 자금을 유치할 당시 기업가치를 약 1조6천억원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국내 차량호출 분야에서 점유율 약 80%로 압도적 1위 사업자라는 점을 고려해 후한 점수가 매겨진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카카오 T' 플랫폼은 2천8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했으며, 전국 25만명의 택시기사와 15만명의 대리 기사 등이 이용하고 있어 방대한 이동 데이터를 보유 중이다.

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칼라일이 앞으로 금융 부문에서 다양한 협업을 추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칼라일은 앞서 KB금융지주에 투자를 집행하고, 코리안리와 공동 재보험 사업을 추진하는 등 금융 영역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여기에 카카오모빌리티가 가진 방대한 결제·운행 데이터 및 플랫폼 역량, 다른 카카오 계열사의 데이터 등을 결합한다면 다양한 방식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디지털 전환 등의 영향으로 플랫폼 업체의 중요성이 늘어나고 있다"며 "데이터와 관련해 카카오모빌리티가 핵심 역할을 맡고 이를 통해 칼라일이 투자한 업체와의 다양한 협업 모색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구글을 비롯한 국내외 SI들로부터의 투자 유치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SI 투자 유치를 통해서는 기존에 미처 확보하지 못했던 오프라인 자산을 활용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밑작업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자율 주행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형모빌리티(MaaS) 서비스도 고도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승용차, 택시, 버스, 철도, 자전거, 비행기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아우르는 MaaS 서비스를 준비 중인데, 자율주행 기술은 MaaS 플랫폼의 필수 요소로 꼽힌다.

연이은 투자 유치에 성공한다면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공개(IPO)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2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 가치를 확인한 만큼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IPO 시점에는 더 높은 가치로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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