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실적 개선세가 좀처럼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의 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 여파 이전인 지난해 초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의 '반사이익' 영향으로 오히려 실적이 크게 개선된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결과라는 평가가 많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힘입어 코스피가 3,000을 넘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보험업종의 소외 현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분간 초저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 추가적인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며 "코로나19로 손해율 개선세도 단기적인 효과에 그칠 수 있는 점도 주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호실적에도 지난해 초 23만원 수준이었던 삼성화재 주가는 최근 17만원대로 떨어졌다.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19조5천485억원의 매출과 7천6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선방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3.8%, 17.4% 오른 수치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3월 12만6천원까지 빠졌던 삼성화재 주가는 이후 회복세를 지속한 끝에 20만원을 넘기는 데 성공했지만, 근본적인 문제인 초저금리 리스크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점이 주가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삼성화재는 기업설명회(IR)을 통해 올해는 삼성전자의 특별배당을 포함해 지난해 수준의 투자수익률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면서 "저금리 여파로 매년 이자수익이 매년 800억~1천억원 감소하는 게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근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좀 나아졌지만, 여전히 보유자산 대비 수익률이 낮아 이자율 하락을 방어하기 쉽지 않다"며 "지난해에는 채권과 부동산 매각이 700억원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매각 계획이 더 적게 잡혀 있는 점도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2위권사인 DB손보와 현대해상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DB손보의 주가도 5만원에서 4만원 수준으로, 현대해상의 경우 2만5천원 안팎에서 2만1천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특히, DB손보의 경우 지난해 전년대비 47.5% 급증한 5천6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지만 주가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손보사 중에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메리츠화재와 흑자전환에 성공한 한화손해보험 정도가 최근 주가 회복에 성공한 케이스다.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 품에 안긴 이후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 롯데손해보험의 사정도 좋지 않다.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통해 보험영업 부문의 수익성을 대폭 개선하는 데 성공했지만, 최근 대체투자 부문에서 대규모 손상차손이 발생한 점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본업과 자산운용 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확장과 디지털 전환 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감으로는 연결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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