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비둘기파 정책 기조를 다시 확인한 뒤 장중 낙폭을 축소했다. 다만 장기물 국채수익률 상승세는 이어져 10년과 30년은 1년여 만에 처음으로 장중 1.40%, 2.25%를 웃돌았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4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5bp 상승한 1.388%를 기록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전에는 1.42%까지 고점을 높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1년여 만에 1.4% 선을 돌파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1.0bp 오른 0.125%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4.1bp 뛰어오른 2.242%를 나타냈다. 2020년 1월 이후 최고치로, 장중에는 2.3%에 육박하기도 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24.8bp에서 이날 126.3bp로 확대됐다. 수익률 곡선은 2017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가팔라진 상태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다시 국채 매도세를 키워 미 국채수익률은 장기물 중심으로 상승했다.

파월 의장이 전일 상원 증언에 이어 이날 하원에서도 조기 금리 인상, 자산 매입 테이퍼링, 인플레이션, 장기물 국채수익률 상승 등 시장의 우려를 달랬다.

파월 의장은 자산 매입 축소를 고려할 때 명확하게 의사소통할 예정이라고 재차 강조해 장중 치솟던 국채수익률은 후퇴했다. 전일에도 파월 의장의 발언에 장기물 국채수익률은 장중 고점에서 빠르게 내려왔다.

경기 회복세는 완전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될 수준이 아니라는 등의 비둘기파적인 파월 의장의 반복되는 발언에 국채수익률 상승세가 억제되는 듯하지만, 수익률 곡선 제어 등과 관련해 뚜렷한 신호를 주지 않아 국채수익률 상승세가 꺾이지는 않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올해 후반 현실화할 것이라는 예상 속에서 장기물 국채를 매도하는 등 리플레이션 트레이드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경제 재개가 더 확대되면 억눌렸던 소비가 살아나고 미 의회의 재정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 역시 물가 압력을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30년 물가연동국채(TIPS) 수익률은 장중 0.14%까지 올랐고, 10년 TIPS 수익률은 -0.796%를 나타냈다. 채권시장이 기대하는 향후 10년 인플레이션은 2.183%를 나타냈다.

백신 소식도 미 국채 매도에 일조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존슨앤드존슨(J&J) 백신의 예방효과와 안전성을 인정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에 이어 미국에서 세 번째로 긴급사용 승인을 받게 될 전망이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경제가 최대 고용에서 여전히 멀리 있다고 말했고,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주요 연준 위원들의 비둘기파적인 목소리는 이어졌다.

미 재무부가 이날 오후 실시한 5년물 입찰은 다소 약했다. 발행 금리는 0.621%였고, 응찰률은 2.24배였다.

아메리벳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미 금리 대표는 "금리가 왜 오를까는 질문에 파월은 경제에 대한 지지라고 말했다"며 "금리 상승 효과가 광범위한 금융 여건에 영향을 미칠 때까지, 지금부터 움직임에서 질서가 있는 한, 연준은 아마 괜찮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인캐피털의 패트릭 리어 수석 시장 전략가이자 선임 트레이더는 "아침 움직임은 파월이 주려는 재확신에 투자자들의 회의감을 나타내는 신호"라며 "시장은 파월이 말하는 것을 믿지 않는다는 게 현실이며 그의 말을 믿지 않거나, 인플레이션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지난주 우려했던 것보다 연준이 단기 금리를 더 오랜 기간 가둬둘 것이라는 신뢰만 조금 늘어났을 뿐, 성장세는 국채수익률을 점진적으로 더 높일 것이라는 믿음이 오히려 커졌다는 점을 최근 국채시장 움직임이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시장 분석가는 "국채수익률이 후반 후퇴한 것은 초반 움직임이 퀀트적인 전략에 따라 이뤄졌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트레이더들이 상승세가 과도하고 주된 촉매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기 국채수익률 상승세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모야 분석가는 "파월의 증언이 상원에서의 메시지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에 아침 움직임은 통제 불능이었다"며 "파월에게서 어떤 새로운 것을 얻었냐는 질문에는 노라고 얘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야누스 헨더슨의 폴 오코너 멀티에셋 운영 대표는 "연준이 팬데믹 충격 이후 같은 메시지를 고수해왔지만, 경기 회복이 강해져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 빨리 경로를 바꾸게 될 수 있다"며 "시장에서는 2022년 이야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상당한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을 보고 있어 올해 중반께 테이퍼링을 둘러싼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sykwak@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6시 1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