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홈플러스 대표이사 공석 상태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누가 차기 대표 자리에 오를지 유통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는 임일순 대표 후임으로 최종 후보군을 압축해 막판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MBK파트너스는 임 대표가 회사를 떠난 직후부터 다수의 후보와 접촉해 왔다.

유통기업은 물론 주요 사모펀드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운영책임자(COO), 최고경영자(CEO) 등 C레벨 직급을 주로 물색해 왔으며 홈플러스의 온라인 사업을 키울 수 있는 전문가를 뽑을 계획이다.

또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최근까지 현장 경험이 있고, 재무적 감각을 갖춘 인물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내부 절차 등을 거쳐 이르면 다음 달 중으로 신임 대표 선임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1월 임 대표가 물러나고 한 달이 넘도록 대표 자리가 채워지지 않고 있다.

임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 사임 의사를 밝혔고, 회사가 이를 수용하면서 지난달 7일 임원 회의에서 사임 의사를 발표했다.

임 대표는 2021회계연도(2021년 3월~2022년 2월) 사업전략에 대한 최종승인일에 맞춰 지난달 중순 퇴임했다.

임 대표가 갑작스럽게 떠나면서 회사는 후임 대표 찾기에 뒤늦게 나설 수밖에 없었고, 자리 공백이 불가피했다.

현재 홈플러스는 연태준 대외협력 준법경영 부사장이 대행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임 대표는 사임 이유로 일신상의 이유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부진한 실적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홈플러스는 2019회계연도(2019년 3월~2020년 2월) 5천32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전년도에 비해 매출은 4.9%, 영업이익은 38.3%나 감소했다.

올해도 실적 전망이 좋지 않다. 경기 침체와 유통 규제가 여전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쳐 방문객 감소가 계속되면서 적자폭이 더 커졌을 것이란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쿠팡 등 이커머스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는 환경에서 경쟁사보다 대응에 뒤쳐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임 대표가 재임 동안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한 '올라인' 사업 모델을 내세워 창고형할인점과 대형마트의 장점을 결합한 '홈플러스 스페셜' 점포를 선보이고 온라인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썼지만, 시장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홈플러스가 재무구조 악화에 대비해 점포 유동화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기 위해선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재도약에 성공하려면 온라인에 승부수를 띄울 수 있을 만한 강력한 추진력과 빠른 변화를 주도해 나갈 인물이 필요하다"면서 "이커머스를 비롯해 유통기업에서 온라인 사업을 키운 경험이 있는 인물이 후임으로 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1조원대의 온라인 매출을 올해 2조3천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놨다.

최근에는 자사 온라인몰을 오픈마켓으로 전환하는 등 다양한 온라인 사업을 구상 중이다.

일각에서는 인수·합병(M&A) 등 경험이 있는 전략·재무통이 홈플러스에 더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통환경에 있어 온라인 사업 능력을 갖춘 전문경영인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홈플러스는 부동산 자산을 활용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단순히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한 인물을 뽑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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