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5일 서울 채권시장은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국채매입 규모 공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일 채권시장의 가파른 강세는 4차 재난지원금 규모가 20조 원 수준으로 언급되면서 촉발됐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전일 국회에서 "여당 정책위 의장이 추경을 두고 기정예산에서 쓸 수 있는 부분을 포함해 20조 원 전후라고 했는데 제가 알기로도 그 정도 선에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기정예산에서 얼마를 끌어올지 판단은 어렵지만, 예비비 등을 포함해 수조 원을 가져온다면 국채발행 규모는 채권시장이 당초 예상했던 관측치(15조~20조 원)의 하단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기대를 반영해 시장은 거세게 반응했다. 전일 10년물 민평금리는 3.9bp 하락했다. 이틀간 낙폭은 7.7bp에 달했다. 30년물 매수가 이어지는 등 그간 강화했던 커브 스티프닝도 되돌려지는 모양새였다.

분위기로 봐서는 이날 한은이 국채매입 규모를 공개해도 이상하지 않은 셈이다. 이 총재는 지난 23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추경 규모가 정해지면 수급 상황을 봐서 개입할 생각이 있다고 언급했다.

당·청이 물량을 언급한 상황이라 규모는 정해졌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변수는 시장 상황이다. 시장금리가 최근 급락한 상황이라 매입 규모 공개에 따른 금리 안정 카드는 아껴두는 게 낫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부양책 통과 등 약세 이벤트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한은이 국채매입 규모 공개를 앞당기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매입 규모는 국채발행분의 40~60% 수준을 예상한다. 작년 4차 추경 발표의 경우에는 한은의 매입 규모가 5조 원으로, 국채발행을 통한 조달분(7조5천억 원)의 67% 수준이었다.

전일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활약이 이어졌다.

파월 의장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증언에서 "고용시장에 슬랙이 많고, 최대 고용까지는 멀다"며 "경제에도 여전히 엄청난 슬랙이 있으며 연준의 부양을 바꾸려면 지표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의 가이던스는 채권 매입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 시장에 명확하게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전 1.42%까지 올랐던 10년물 국채 금리는 발언이 나온 후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전일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하루 전보다 3.24bp 오른 1.3816%에 마감했다. 2년물 국채 금리는 0.81bp 상승해 0.1250%를 나타냈다.

주요 주가지수는 큰 폭 상승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각각 1.35%와 1.14% 올랐고, 나스닥지수도 0.99% 상승했다.

대규모 부양책의 하원 통과는 임박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오는 26일에 1조9천억 달러 부양안을 가결한 뒤 상원으로 보낼 계획이다. 법안에는 1천400달러 현금 지급과 실업수당 지원 확대 등이 담겼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107.50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0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12.20원) 대비 4.75원 내린 셈이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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