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주식시장인 홍콩이 오는 8월부터 주식거래 인지세(stamp duty)를 30% 인상하기로 하면서 거래량 감소 우려가 나온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인지세는 0.1%에서 0.13% 높아진다. 인지세 인상은 지난 1993년 이후 처음이다.

주식 매수자와 매도자가 모두 인지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100만홍콩달러(약 1억4천만원) 규모의 주식 거래마다 600홍콩달러(약 8만5천원)의 추가 비용을 내야한다.

홍콩이 인지세를 인상한 것은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에 따라 재정 적자가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재정지출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홍콩 증권중개인협회의 톰 찬 팍-람 회장은 "이것은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죽이는 것과 같다"면서 "인지세 인상으로 시장이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정부의 가정은 잘못된 것이다. 이날(24일) 주가 하락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 거래량이 줄어들면 정부 수입은 감소할 것이다. 업계는 인지세 인상에 매우 실망했다. 왜냐하면 오는 2017년부터 기존 인지세의 삭감이나 폐기를 요청해왔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한 정부 소식통은 홍콩 정부가 주식 인지세 인상이 모든 정부 재원 가운데 최소의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면서 인지세 인상이 홍콩 증권거래소나 시장에 충격을 주려는 목적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인지세 인상 수준은 매우 완만하며 거래 비용을 크게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번 인상으로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에서 떠나는 이들이 패자가 될 것이다. 양질의 중국 기업들은 계속해서 홍콩에 상장할 것이다. 이는 거스를 수 없는 역사적 추세"라고 말했다.

인지세 인상 발표로 항셍지수는 3% 하락해 9개월 만에 최대 하락률을 보였고, 홍콩거래소 주가는 8.8% 떨어졌다.

홍콩의 인지세는 영국의 0.5% 다음으로 가장 높은 것이다. 이는 상하이나 선전의 0.1%보다 높다.

미국과 일본 등은 주식거래 인지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홍콩은 지난 1998년부터 2001년까지 4차례 인지세를 인하해 0.15%에서 0.1%로 낮춘 바 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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