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텍사스주의 전기사업 탈규제화가 낮은 요금을 제공할 것이라는 당초의 기대와 달리 무려 280억 달러에 달하는 전기료를 주민들이 더 부담하게 만들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널은 연방에너지정보청(EIA) 자료를 이용해 지난 2004년부터 2019년까지 텍사스 주민들이 지불한 전기요금을 자체 분석했다.

그 결과 주 정부의 규제를 받는 기존 전력회사와 달리 변동요금제를 적용하는 소매전력회사를 이용하는 주민들은 무려 280억 달러의 요금을 더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저널은 설명했다.

기존 전력회사들의 평균 전기 요금은 연방 평균보다 8% 저렴했고 탈규제가 적용된 소매전력회사의 평균 전기 요금은 연방 평균보다 무려 13%나 더 비쌌다.







텍사스주는 전력공급 독점체제 아래에서는 사업자들이 소비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업을 혁신할 유인이 작다며 전력공급 사업에 경쟁 체제를 도입했다.

지난 1999년 전력공급 탈규제 법안을 제안했던 당시 주 상원의 데이비드 시블리 의원은 "만약 모든 소비자가 이익을 보지 못한다면 우리는 시간을 낭비하고 유권자를 잃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당시 주지사였던 조지 W 부시는 그 이듬해 "전력산업의 경쟁은 월간 요율을 낮춰 텍사스 주민들에게 이익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정부를 위한 전력 구매단체인 '합리적 전력 구매를 위한 텍사스 연합'(Texas Coalition for Affordable Power)은 텍사스주 전력시장에 대한 연구에서 비슷한 결과를 찾았으며 연방 평균보다 텍사스주 평균 전력 요금이 비싼 이유에 대해 "텍사스의 탈규제 영역의 영향이 틀림없다"고 결론지었다.

소매전기 판매 경쟁을 허용하는 다른 주에서는 소비자들이 규제를 적용받는 전력회사로부터 전기를 구매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한다. 텍사스 일부에서는 이런 전력회사가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과도한 요금이 발생했을 때 기댈 곳이 없다고 비평가들은 말했다.

텍사스 정전사태는 당초 발전회사로부터 시작했으나 이들이 전력생산을 회복한 지금은 전력공급회사의 과도한 요금 부과로 문제가 옮겨가고 있다.

지난 2020년 메가와트당 21.18달러이던 텍사스 도매 전기요금은 일부 지역에서는 5거래일 연속으로 상한선인 메가와트당 9천 달러까지 치솟았다.

개별 가정에 전기를 보급하는 전력회사들은 도매가격 인상을 전기요금 고지서에 반영하는 변동요금제를 채택하기 때문에 추위와 정전으로 고생하던 텍사스 주민들이 이제 전기요금으로 파산에 처할 위기에 처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spna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1시 2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