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7년물 국채 입찰 부진 소식에 30분도 안 돼 단숨에 1.6%를 뚫고 폭등했다.

25일(현지시간) 배런스와 마켓워치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7년물 미국 국채 입찰 결과가 나온 오후 1시 직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0분 만에 1.477%에서 1.614%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금리는 2020년 2월 14일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다.

전날 미 국채금리가 1.388%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시장을 패닉으로 몰고 가기 충분한 수준이었다.

이 같은 패닉은 620억 달러어치 7년물 국채입찰 결과가 나온 후 나타났다.

최근 미 국채금리가 미국의 경기 회복 기대와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오름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은 이날 입찰 결과를 주의 깊게 지켜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입찰 결과에서 수요가 극히 부진하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국채 매도세가 크게 확대된 것이다.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입찰 결과가 나온 후 낸 보고서에서 "커브의 중간에 있는 국채들은 지난 이틀간 격렬한 매도세에 시달렸으며, 이날 입찰 결과는 아무도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끼어들 배짱이 없다는 것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입찰 수요 강도를 보여주는 응찰률이 최근의 2.30배에서 2.045배로 크게 하락했다. 응찰률은 자료 집계가 가능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응찰률이 낮아질수록 수요가 적다는 의미다.

또 다른 입찰 수요를 가늠하는 테일(tail), 즉 입찰에서 낙찰된 최고 금리와 입찰이 시작되기 전에 금리와의 스프레드는 4.2bp까지 벌어졌다. 입찰 역사상 최대였다.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졌다는 것은 입찰 전 금리보다 훨씬 더 높은 금리에서 채권이 매각됐다는 의미다.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정부의 거래 상대방인 프라이머리 딜러들은 물량의 39.81%를 가져갔다. 이는 2014년 이후 최고로 그만큼 실수요자들이 없었다는 얘기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38.06%로 최근의 64.10%에서 크게 추락했다. 이날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2014년 이후 최저로 외국인들도 미 국채 매입에 크게 관심이 줄었다는 이야기다.

블리클리 어드바이저리의 피터 부크바는 이 같은 결과에 "끔찍하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당국자들이 금리 상승세에 별다른 우려를 나타내지 않는 발언을 쏟아낸 점도 채권시장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연준이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장기 국채를 매입해 금리가 1%를 크게 웃도는 것을 억제할 것으로 기대해왔다.

하지만 당국자들이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별다른 우려를 하지 않는 모습에 그동안 금리 상승을 억제했던 이러한 신뢰가 증발했다는 것이다.

웰스파고 전략가들은 "채권시장의 매도세를 강화한 또 다른 요인은 연준이 최근의 금리 상승을 무시하는 시도를 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라며 "(실제) 지난 한 주간 당국자들은 발언으로 금리 상승을 늦추는 시도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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