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저성장과 저금리, 저출산 등 '삼중고'에 직면한 보험업계가 디지털 전환 흐름에 맞춰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 주목된다.

다만, 최근 한화생명과 삼성생명 이어 신한생명까지 금융당국의 '기관경고' 중징계 영향이 예고되면서 대주주 적격성과 관련한 문제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달 중 마이데이터 사업자 선정을 위해 2차 예비허가 접수에 나설 예정이다.

생명보험사들 중에서는 교보생명과 신한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등이 관련 사업 진출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K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 등의 주요 손해보험사들도 마이데이터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향후 전개할 신사업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며 "이렇다 보니 일단은 관련 허가를 받는 게 중요하다는 분위기가 굳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데이터는 고객의 동의 하에 흩어진 개인신용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 모아 조회·관리할 수 있게 하는 금융서비스다.

보험업계에서는 향후 보험의 트렌드가 '맞춤형'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큰 만큼 대비 차원에서 마이데이터를 선점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보이는 곳은 교보생명과 신한생명이다.

교보생명의 경우 이미 지난해 말 금융마이데이터파트를 신설한 뒤 관련 사업 진출에 시동을 건 상태다.

신한생명 또한 지난 4일 이사회를 통해 신사업으로 마이데이터 추진을 결의한 뒤 관련 작업에 속도를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금융과 건강 데이터의 결합을 통한 헬스케어 연계 서비스와 다양한 보험상품 개발 등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 마이데이터를 신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생명은 조만간 마이데이터 추진단을 구성해 사업 준비에 추가로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다만,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중징계가 확정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경우 대주주 적격성과 관련한 문제를 피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를 감안해 이번 예비허가 신청에도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9월 대주주 거래 제한 위반 혐의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은 바 있다.

최근에는 이 여파로 한화자산운용을 내세워 한화손해보험이 보유한 캐롯손해보험 지분을 인수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모회사인 한화생명이 기관경고를 받은 탓에 자회사인 한화자산운용의 대주주 적격성에도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중징계 여파가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에 이어 신한생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라임펀드 부실과 관련해 신한금융지주에 중징계가 통보되면서 자회사인 신한생명의 '운신의 폭'도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신용정보법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해서는 대주주가 출자능력과 재무상태, 신용도 등에서 일정 수준의 요건을 갖추는 데 더해, 최근 1년간 기관경고 등의 조치를 받지 않아야 한다.

이를 고려하면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생명의 최대주주인 만큼 향후 중징계가 확정될 경우 결격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에 대해 신한생명 관계자는 "제재심 확정 여부와 대주주 기준의 완화 여부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마이데이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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