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올해 신설된 국고채 2년물 발행과 모집 방식의 비경쟁인수가 첫 스타트를 끊으면서 서울채권시장이 본격 입찰 사이클에 돌입했다.

지난달 국고채 발행량은 17조5천억 원 남짓을 기록하며 이전까지의 발행 규모를 크게 웃돌았다. 글로벌 금리 상승세와 함께 국내 발행 부담도 불가피해진 모습이다.

2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국고채 발행량은 총 17조5천490억 원을 기록했다.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2월 국고채 발행 실적과 그 이후에 확정된 국고 20년물 비경쟁인수 발행량을 합한 규모다.

이는 직전 1월 발행 규모(15조4천520억 원)보다 2조 원 이상 증가했고, 전년 동월(12조6천310억 원) 수준에도 훌쩍 상회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올해 국고채 발행 한도(176조4천억 원)와 상반기 높은 재정 집행 계획 등을 고려하면 이 같은 발행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통과하면 월별 발행량 규모는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남아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전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올해 첫 추경의 규모는 15조 원이고, 국고채 발행 규모는 9조9천억 원이라고 언급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작년에는 경쟁입찰 규모가 많았을 때가 13조 원 언저리였다"며 "국고채 발행이 마지막 분기에 적은 점을 제하고 보면, 비경쟁인수를 포함한 월별 발행량은 얼추 17조 원대 안팎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작년 2월에 국채가 12.6조 발행됐고, 그 전에 9조 원 등을 고려하면 17조 원은 과거보다 상당히 큰 규모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상대적으로 봐야 한다"며 "(지난달) 모집 방식 비경쟁인수 1조2천억 원까지 해서 추가로 발행돼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국고채 발행계획을 통해 공개되는 경쟁 입찰 물량을 훨씬 웃도는 발행 실적 등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 2월 경쟁 입찰 물량은 13조9천억 원이었지만, 총 발행량은 비경쟁인수 등에서 이보다 3조6천490억 원이 늘어났다.

이로써 새로 정비된 입찰 스케줄이 한 차례 끝마친 가운데 한국은행이 국고채 매입 계획을 밝힌 점은 발행 부담을 완화할 만한 요인이다.

한은은 오는 상반기까지 5조~7조 원 규모의 국고채를 매입할 계획이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기재부가) 작년처럼 상반기 발행 목표 58%에서 발행량을 17조 원대로 딱 맞춘 것 같다"며 "남은 기간에 추경 숫자가 더해질 텐데 그 부분을 한은이 얼마나 직매해 장이 안정되는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 단순매입을 11조 원으로 했다"며 "올해 상반기 5~7조 원이면 연간으로 비슷한 규모를 생각하는 것 같아서 시장에 실망감을 줬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원래부터 월별 발행량은 17.4조 원 안팎으로 맞춰서 비경쟁인수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며 "(한은이) 수급 걱정을 미리 잠재워줬어야 하는데 실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2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