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지난해 말 국내 거주자가 보유한 미 국채 규모가 급증한 가운데 그 배경으로 달러 약세가 꼽혀 눈길을 끈다.

2일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우리나라 금융기관이 보유한 미 국채 보유 규모는 1천309억 달러(약 146조6천억 원)로, 한 달 전 1천228억 달러보다 81억 달러 급증했다.

증가율로 보면 6.6%로, 작년 11월 증가율(3.1%)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작년 10월에는 3.3% 줄었다. 평소와 비교하면 작년 12월 증가세가 가팔랐던 셈이다.

우리나라의 미 국채 보유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열다섯 번째다. 사우디아라비아(1천364억 달러) 다음이고, 캐나다(1천199억 달러)보다 많았다.

최근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자 일부에서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리 급등에 보유한 미 국채 가치가 떨어지면서 이를 보유한 금융기관의 평가 손실이 커질 수 있어서다.

전일(현지 시각)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4264%로, 연초(0.9174%)보다 50.9bp 급등했다.

다만 대부분 물량의 매수 주체로 한국은행이 추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우려는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리나라로 잡힌 미 국채 보유량 중 상당 부분은 한은이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달러 매수 유인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미 국채 보유가 증가한 요인으로는 달러 약세가 지목됐다. 작년 12월 말 달러-원 환율은 1,086.30원으로, 한 달 전보다 20원 가까이 떨어졌다.

문 연구원은 "달러가 약하다는 것은 신흥국 등 다른 국가 통화가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의미"라며 "통상 신흥국 중앙은행 등은 자국 통화 강세에 대응해 자국 통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거래를 하는데, 이러한 경향이 반영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공개한 '2020년 12월 말 외화보유액에 따르면 작년 12월 유가증권 규모는 4천98억4천만 달러로, 전월(3천946억4천만 달러)보다 152억 달러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시장의 한 관계자는 "논리적으로 볼 때 달러 약세에 외화보유고가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미 국채 매수로 이어졌을 수 있다"며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자산을 매입했는지는 판단이 어려운 부분이다"고 전했다.





[주요국 미 국채 보유 규모, 출처:미국 재무부, 단위:억 달러]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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