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국채시장이 이달 들어 사상 최대 규모의 공급 물량에 직면한다.

2일(현지시간) 프랑스계 자산운용사인 CPR 에셋메니지먼트에 따르면 이달 미국 국채의 순발행액은 4천140억달러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기존 역대 최대치의 두 배 가까운 규모다.

마켓워치는 이와 관련, "난감한 채권 매수 세력의 공급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국채시장은 최근 변동성을 키우고 있어 대규모 발행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지 의구심을 키운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특히 지난주 국채 입찰이 크게 부진했던 만큼 공급 물량이 채권 가격과 금리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지난주 국채 입찰은 7년 만의 최악의 실적을 남기고 끝났다.

CPR 에셋매니지먼트의 바스티앙 드루트 전략가는 "이 정도의 공급 물량을 본 적이 없다"며 "미국 국채시장의 틀림 없는 시험대"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주 입찰 부진이 일회성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그 전부터 국채 입찰에서는 수요 감소의 징후가 나타났었다"고 분석했다.

현재 채권시장은 공급 물량을 제외하더라도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미국의 신규 부양책 시행과 백신 접종,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정상화 시기 등이 모두 채권 가격을 압박하는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마켓워치는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국채 시장이 현재 급격한 금리 급등에 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특히, 한 방향 거래가 나타날 경우 금리는 급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윈쇼어 캐피털 파트너스의 강 후 파트너는 "지난주 입찰에서 판매자는 붐볐지만, 매수자는 거의 없었다"며 "입찰 미매각 물량을 대차대조표에서 청산하기 위해 금리는 크게 오를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로런스 다이어 HSBC 헤드는 "시장은 다소 압박을 받고 있다"며 "거래 대차대조표 규모는 늘지 않는 상황에서 입찰 규모만 늘어났기 때문에 시장의 회복력이 시험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준은 시중 은행의 자본 충족 요건에 대해 지난해 4월부터 기존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데, 이를 연장해야 한다는 게 참가자들의 주장이다. 시중 은행이 추가 레버리지 비율을 계산할 때 자산 취급 대상에서 국채를 제외하는 방식이다.

현행 규정상 은행은 적어도 자산의 3%에 해당하는 자본을 보유해야 하고,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 기관의 경우 5%까지 비율이 확대된다. 작년 3월 미국 국채시장의 혼란 이후 4월부터는 미국 국채를 일시적으로 자산 취급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다이어 헤드는 "필요하다면 이런 규제 완화의 연장은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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