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가치 하락, 주요 통화 중 최대 수준 변동성…'

지난주 금요일, 원화의 얘기다.

지난달 2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15.70원 폭등한 1,123.50원에 마감했다.

단 하루 만에 환율이 두 자릿수 이상 폭등하며 원화 가치가 급락한 것이다.

원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공포로 주식 시장이 폭락했던 지난해 3월 이후 꼭 1년 만에 하루 최대 폭으로 추락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당시 원화의 변동 폭은(-1.41%) 환율의 기준점이 되는 달러화 지수나(+0.76%) 유로화(-0.8%)보다 두 배 가까운 진폭을 보이며 요동쳤다.

또 같은 날 비교적 조용한 흐름을 보였던 위안화, 엔화와도 차별화한 흐름을 보였다. 아시아 통화 중에서는 호주달러화가 원화보다 큰 변동 폭을 보였다.

물론 당시 원화 약세는 원화 내재적 요인보다는 미국 국채 금리 급등 우려로 촉발된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원화의 변동성이 다른 글로벌 주요 통화나 아시아 통화 중에서도 가장 컸다는 점은 시장의 경계를 불러일으킨다.

장중 환율 변동 폭이 눈에 띄게 커진 점도 최근 달러-원 시장에서 나타난 특징이다.

최근 달러-원 환율은 빠른 속도로 치솟았다가 급락하는 '롤러코스터 패턴'을 반복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어느 정도의 시장 변동성은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지만, 환율의 지나친 급등락은 시장에 피로감을 준다.

외환딜러가 시장에 맞는 방향으로 포지션을 구축했다면 다행이지만, 급하게 포지션을 되돌려야 하는 상황 역시 절반의 확률로 존재한다.

물량을 맡긴 수급 주체들 또한 환율 급등락 장에서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환율 급등락 장에 대응하기 위해 급하게 주문을 내놓고, 이에 따른 손실을 볼 수 있어서다.

급하게 오르락내리락하는 패턴이 되풀이되는 것은 원화의 시장 건전성 측면에서도 좋지 않다.

자주 요동치는 환율은 글로벌 투자자 시각에서 원화에 대한 신뢰도를 깎아 먹을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서울환시 여기저기서도 최근 달러-원 환율의 변동성이 여느 통화보다 극심하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시장 참가자들의 목소리에도 환율 급등락에 따른 피로감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한 시장 관계자는 "최근 달러-원 환율이 급하게 오르내리며 일관성 없는 왕복달리기 흐름을 보인다"며 "끝에서 끝으로 환율이 빠르게 왔다 갔다 하면서 다른 나라보다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데, 이에 따른 수급 주체들의 스트레스가 심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뱅크에서 시장의 중심을 잡아주는 주체가 보이지 않는 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도 "시장 변동성이 있어야 수익을 내든, 손실을 보든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급하게 올라가고 하락하는 환율 흐름은 이성적이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며 "장기적으로 이런 패턴을 좋아하는 시장 참가자들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고 전했다. (금융시장부 임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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