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수준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가 회복 흐름을 보이면서 유가연계 파생결합상품(DLT·DLS·DLF)을 판매한 은행권도 한숨 돌리는 모양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기업·농협은행 등이 판매한 유가연계 파생결합상품은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잇따라 조기상환에 성공하고 있다. 이들 은행이 보유한 잔액은 약 740억원 규모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3월 기준으로 미상환된 상품 총 5개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 중 3개가 조기상환을 완료한 상태다. 남아 있는 2개 상품도 현재 유가에 큰 변동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이 달 중으로 상환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이 판매한 원유 DLF·DLT도 올해 들어 조기상환이 이뤄지고 있다.

원유 DLF의 경우 총 12개 상품 중 절반인 6개 상품이 조기상환 요건을 충족해 상환완료됐다. 원유 DLT도 13개 상품 중 6개 상품이 상환이 완료됐다.

기업은행은 총 14개 상품 중 3개 상품이 상환 완료됐다. 나머지 11개 상품의 경우에도 지금같은 유가 추세가 이어진다면 7월 안으로 수익상환이 되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오는 8~9월 만기가 돌아오는 상품 중에도 이미 상환이 확정된 것도 있는 등 분위기가 좋다"며 "조기상환을 기다렸던 고객들의 경우 3년간 약 15% 안팎의 누적수익률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들 상품이 1년 전만 하더라도 모두 '낙인 베리어(Knock-in Barrier)' 구간에 진입하는 등 조기상환이 연기된 상품이었다는 점이다.

당시 WTI 가격이 낙인 베리어 구간 밑으로까지 떨어진 탓이다.

실제로 지난해 3월 WTI 가격은 4년 만에 20달러 선까지 하락한 데 이어 지난해 4월에는 -37.63달러까지 하락했다.

이에 노 낙인(No Knock-in) 구조로 상품을 판매한 신한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원유 DLS 상품은 모두 낙인 베리어(Knock-in Barrier) 구간에 진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가가 1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4일 뉴욕 유가는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이 예상과 달리 4월 산유량을 거의 동결하면서 폭등했다. 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WTI 가격은 63.8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2019년 4월 이후 약 2년 만에 최고치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유가가 떨어지면서 손실 확률이 커졌었지만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대체로 만기상환 평가일에 유가가 50~60달러 이상이라면 수익상환이 가능하므로 현 상황이 이어지면 무리 없이 상환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상품들은 만기상환 평가일에 기초자산의 종가가 행사가격 이상인 경우에는 원금손실 없이 수익상환이 가능하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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