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기자 =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5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에 대한 실망으로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했다며 달러-원 환율도 1,140원까지 상단을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환시 참가자들은 시장은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급등에 대한 대책을 들고나오길 희망했다며 기대와 다르게 대책에 대한 언급 없이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하면서 오히려 금리를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간밤 파월 연준 의장은 월스트리트저널의 고용 서밋 행사 대담에서 최근 미 국채금리 급등에 대해 주목할만하고(Notable), 눈길을 사로잡는다(Caught My Eye)고 말했다.

경기 전망 개선에 따른 금리 상승이 자연스럽다던 기존의 입장보다는 좀 더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지만, 금리 급등에 대한 우려를 전하지는 않았다.

파월 의장은 오히려 경제 재개로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해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7.89bp 오른 1.5640%를 기록했다.

다시 1.5% 중반으로 올라서며 지난해 2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미 금리 급등세가 지속되면서 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일제히 하락했고, 달러 인덱스도 91.6선으로 큰 폭 상승했다.

역외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도 1,130원대로 상승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파월 연준 의장이 중앙은행 수장으로서 원론적인 발언을 했지만, 발언에 대한 실망감에 이날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원도 1,130원대로 갭업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익률곡선제어(YCC) 까지는 아니더라도 단기 채권을 팔고 장기 채권을 사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나 은행 자본규제 완화 연장 등에 대한 신호를 줄 것이란 기대가 있었는데 관련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A 은행의 외한 딜러는 "파월 의장이 대책에 대해 언급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조금은 있었는데 발언 실망에 미 금리가 급등하고 글로벌 증시는 급락했다"며 "YCC까지는 아니라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등 강한 발언을 예상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도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원은 1,130원 위에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2주나 남겨두고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담이었겠지만, 그래도 기대한 발언이 전혀 나오지 않아 시장은 실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미 국채금리가 당분간은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는 "미국 경제 회복 기대와 인플레이션 기대 등으로 미국 금리는 추세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며 "파월 의장도 금리 안정 의지가 아직 없는 것으로 보여 단기적으로 달러가 강세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고 표현한 부분에 대해 달러가 일방적인 강세로 가지 않을 것으로 해석한 의견도 있었다.

D 은행의 외환 딜러는 "발언 자체는 굉장히 비둘기파적이었고 특히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고 표현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며 "미 금리가 일시적으로 1.6%까지 올라도 당장 2%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달러가 일방적으로 강세를 보이며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도 언젠가 끝날 것 같다"며 "달러-원도 1,150원을 넘기는 상당히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은 장중 코스피 등 주가지수 움직임과 외국인 주식 매매 동향, 수급 상황 등에 따라 상단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E 은행의 외환 딜러는 "금리 상승세가 가파르고 주식도 하락하면서 달러-원은 1,140원까지 상단을 열어두고 있다"며 "코스피가 하락하면 외국인 순매도가 다시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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