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긴축 발작 때보다 안정적

인터넷·IT업종·거대 소비주 비중 커 다른 증시보다 덜 오를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신흥국 증시가 지난 2013년 '테이퍼 텐트럼(긴축 발작)' 때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JP모건 에셋매니지먼트의 패트릭 쇼위츠 글로벌 전략가가 진단했다.

쇼위츠 전략가는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기고를 통해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 신흥국 증시에 주는 충격은 제한적이겠지만, 경기 회복기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제조업과 금융업종의 비중이 크지 않아 다른 지역 증시보다는 오름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증시는 지난 2월 중순 고점을 찍은 이후에 3% 이상 떨어졌고,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증시는 6%가량 하락했다.

미 국채금리 상승이 유럽과 일본 등의 금리도 끌어올렸으며 중국만 상대적으로 이런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있다.

지난 2013년 테이퍼 텐트럼 때는 미국채 금리가 두 달 만에 1.6%에서 2.7%로 급등했다.

증시 역시 불안하게 반응했지만 이후 나타난 조정은 상대적으로 완만했으며 단기에 그쳤다.

글로벌 증시가 한 달여 동안 8% 떨어졌지만 이후 주가는 다시 상승세를 나타냈다.

쇼위츠 전략가는 "이런 역사적 에피소드의 교훈은 채권시장의 매우 급격한 움직임이 증시의 일시적 소화불량을 초래할 수 있지만 결국에는 금리 상승에 통상 잘 대처한다는 것"이라면서 "특히 지금처럼 물가가 날뛰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성장률이 탄탄해지면서 금리가 오를 때 이런 현상은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다만 2013년 신흥국 증시의 상황은 훨씬 나빴다.

주가는 신흥국 증시보다 두 배가량 더 떨어졌으며 이후에도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쇼위츠 전략가는 "하지만 지금의 신흥국은 과거와는 다른 야수"라면서 "중국과 한국, 대만 등 북아시아 경제가 신흥국 증시를 지배하고 있으며 MSCI 신흥국 지수에서 거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경제가 과거처럼 심각한 환율 문제를 겪을 가능성은 적겠지만 경제가 성장하는 상황에 따른 이익을 과거만큼 보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넷이나 IT업종, 거대 소비업종 등 구조적인 성장주가 증시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글로벌 경제가 탄탄하고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는 구경제(old economy) 제조업체나 금융기업 등 경기 순응주의 주가가 크게 오른다고 쇼위츠 전략가는 말했다.

경기 순응주는 고성장 기술주와 비교해 훨씬 저렴한 상황이며 신흥국에 비해 이런 업종이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앞으로 더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쇼위츠 전략가는 "종합해보면 신흥국 증시가 경제적으로 금리 상승 국면을 더 잘 견뎌내겠지만 이들 증시는 글로벌 성장이 강화하면서 다른 지역의 증시를 따라가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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