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시장 금리 변동이 증시의 주요 이슈로 자리하면서 주중 미 국채 입찰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번 주 약 1천200억 달러의 국채 입찰을 진행한다.

9일(현지시간)에는 580억 달러의 3년물 입찰이 있고, 10일 10년물 380억 달러, 11일 30년물 240억 달러의 국채 입찰이 예정됐다.

해당 입찰에서 미 국채 수요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면 금리 상승세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게 되며 주식 시장 참가자들은 이를 주시하고 있다.

최근 물가 상승 압력과 함께 미국 금융기관의 SLR(보완적 레버리지 비율) 이슈까지 겹치며 미 국채 수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도 수익률 제어 곡선(YCC)이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등 금리 상승을 제어할 정책을 제시하지 않은 점도 금리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0년물 입찰일인 10일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이어 12일에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발표될 예정이다. 물가 지표 결과에 따라 이후 국채 금리의 방향성도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오는 3월 말 종료되는 SLR도 미 국채 수요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미 당국은 은행이 보유한 국채와 연준에 예치하는 준비금을 SLR 산출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지난 5일 젤레나 맥윌리엄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의장이 SLR 완화 연장 필요성을 보지 못한다고 밝히며 은행들이 미 국채 보유를 줄일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타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 금리가 당분간 오를 것으로 전망하며 기술·성장주의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준이 실물 경제 회복에 초점을 맞춘 만큼 YCC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등 금리를 조정하는 정책 부담을 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미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그간 올랐던 기술·성장주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저금리로 인해 낮은 할인율이 적용되며 미래 가치를 현재 가격에 반영할 수 있었지만, 금리가 오르며 할인율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 인플레이션 논쟁 등 금리 상승은 연준 입장에서 나쁘지 않다"며 "실물 경제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격히 올라간 자산 가격을 낮출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정용택 센터장은 이어 "3월 미 국채 발행 이슈와 연준이 행동을 취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겹치며 10년물 금리가 1.7% 수준을 웃돌 가능성도 있다"며 "증시는 여전히 반등 요인이 나타나기 전까지 조정이 조금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또한 "연준의 목표가 물가와 고용의 안정인데 이 부분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며 "금리가 오르는 변수로 경기 회복세도 있지만, 정부의 국채 발행과 유동성 등을 반영한 상승 분위기가 더 강하다"고 설명했다.

윤지호 센터장은 "현재 증시가 금리에 영향받아 하락하는 것은 이익 성장 대비 밸류에이션 확장이 크게 일어났기 때문"이라며 "금융과 실물의 괴리가 커진 상황에서 실물 경제에 영향이 없다면 연준은 추가 조처를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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