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8일 아시아 주요증시는 지난 주말 미국의 고용지표가 양호하게 나온데다 오는 9일 하원을 통과할 대규모 부양책이 금리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로 모두 하락했다.

◇ 일본 = 도쿄증권거래소에서 대형 수출주 중심인 닛케이225지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미국·일본의 금융정책 변화를 경계하며 하락 마감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1.07포인트(0.42%) 내린 28,743.25로 거래를 마쳤고, 도쿄증시 1부를 모두 반영한 토픽스지수는 2.60포인트(0.14%) 하락한 1,893.58로 장을 끝냈다. 두 지수는 상승 출발했으나 오후 들어 하락 전환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주부터 차례로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를 경계하는 심리 때문에 주가지수가 눌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아시아시장이 중국을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하락세였던 점도 닛케이지수를 압박했다. 도쿄증시 마감 무렵 중국 선전종합지수는 2% 넘게 하락했고, 한국 코스피지수는 1% 이상 떨어졌다. 미국 E-mini 나스닥100 선물은 1% 가까이 내렸다.

미국에서 이번 주 내로 1조9천억 달러(약 2천100조 원) 규모의 신규 부양책이 현실화한다는 기대감은 닛케이지수 내림폭을 제한했다.

지난 주말 미국 상원은 찬성 50대 반대 49로 부양책을 승인했다. 여당이 지배하는 하원에서 재의결을 거친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할 예정이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1월 경상흑자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 감소한 6천468억엔(약 6조7천396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인 1조2천296억엔(약 12조8천124억원)보다 훨씬 낮은 액수다.

도쿄증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전장 대비 0.01% 오른 108.310엔을 기록했다.



◇ 대만 = 대만증시는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 전환한 데 동조해 반락했다.

이날 대만 가권지수는 전장대비 35.12포인트(0.22%) 내린 15,820.11에 장을 마쳤다.

오름세로 출발한 지수는 꾸준히 상승폭을 반납해 장 막판에 약세로 방향을 틀었다.

아시아 증시 전반에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대만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닝지저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부주임은 중국 경제 회복의 기반이 아직 탄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중국 선전종합지수가 2%가량 하락하고 있으며, 홍콩 양대지수도 1% 넘게 밀리고 있다.

이날 개별 종목별로 살펴보면 TSMC가 0.5% 내렸으나 포모사석유화학은 3.5% 올랐다.



◇ 중국 = 중국증시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3% 안팎의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80.57포인트(2.30%) 하락한 3,421.41에 장을 마쳤고, 선전종합지수는 74.52포인트(3.24%) 내린 2,224.08에 장을 마감했다.

두 지수 모두 장 초반에는 주말 동안 발표된 수출입 지표 호조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으나 이후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위험 회피 심리가 고조되면서 내리막을 걸었다.

국채금리 상승세는 고평가 기술주 중심으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재료다.

에버브라이트선훙카이의 케니 웬 전략가는 "신경제 종목에 대한 매도세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국채 금리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연준은 여전히 이를 관리하려는 의향이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닝지저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중국 경제에 대해 언급한 것도 증시 하락재료로 작용했다.

그는 "중국 경제 회복의 기반이 아직 탄탄하지 않다"면서 "해외 리스크도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7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서 미중 간 내정 불간섭 원칙을 지켜야 한다면서 중국의 핵심 이익 침해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소비재 부문이 5% 넘게 빠지며 하락세를 견인했다.

한편 인민은행은 이날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100억 위안 규모의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을 매입했다.



◇ 홍콩 = 홍콩증시는 미국의 금리 상승 가능성을 경계하며 본토 증시에 동조해 하락했다.

항셍지수는 전장대비 557.46포인트(1.92%) 하락한 28,540.83에 거래를 마쳤고, H주는 277.43포인트(2.46%) 밀린 11,014.79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2거래일 연속 밀린 탓에 상승세로 출발했으나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중국의 경기 회복 우려가 제기된데다 미국의 부양책이 곧 하원을 통과해 발효될 예정이어서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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