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석 달 반 만에 최고치 수준까지 치솟았다.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강화에 따른 미 국채 수익률 상승 압력에 놀란 투자자들은 안전 투자처인 달러화로 빠르게 갈아타고 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8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8.90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8.344엔보다 0.556엔(0.51%)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845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9150달러보다 0.00700달러(0.59%)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9.99엔을 기록, 전장 129.10엔보다 0.11엔(0.09%)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51% 상승한 92.414를 기록했다.

달러화는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에 4% 하락한 뒤 올해 들어서는 2.5% 반등하는 등 변동성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이 미국 경기가 더 가파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리플레이션 베팅과 함께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수요를 강화하면서다.

달러화 강세의 핵심 동력인 미 국채 수익률 상승세는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를 비롯해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 여건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손익분기 인플레이션((BEI·Break-Even Inflation)으로 지수화된다. 10년물 국채금리에서 물가연동채(TIPS) 금리를 차감한 값으로 측정된다. 최근 시장 참가자들이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보여주는 지표인 BEI가 이날 장중 한때 2.26%까지 치솟았다. 지난 주말 2.235%를 기록한 뒤 2014년 7월 이후 최고치 수준이다.

미국 상원은 지난 주말 1조9천억 달러 규모의 재정 부양책을 통과시키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한층 강화됐다. 이제 성인 1인당 1천400달러에 이르는 현금 지급안이 포함된 재정부양책이 가시화되면 미국 경기가 가파른 'V자' 회복을 보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동안 미국 경제 회복의 약한 고리였던 고용지표까지 호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가 월가를 중심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미 노동부는 지난 주말 2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37만9천 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 21만 명 증가보다 많았다. 2월 실업률은 6.2%로 전월 6.3%에서 하락했다. 시장 예상 6.3%보다도 낮았다.

연준도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지표로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소비자기대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다.

뉴욕 연은의 2월 소비자 기대 조사 결과, 가계들은 내년까지 지출을 4.6%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1월에는 4.2%였다.

뉴욕 연은은 "2014년 12월 이후 예상 상승폭이 가장 컸다"며 "가계들은 소득이 2.4%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데, 1년 전 2.7% 증가를 하회하고 있는데도 지출 증가를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채 수익률과 여타 국가의 국채 스프레드도 확대되면서 달러화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기대 등을 반영한 미 국채 수익률이 치솟았지만, 경기둔화 우려를 반영한 독일 분트채 수익률은 하락세를 거듭하면서다.

지나 러만도 미국 신임 상무장관도 강한 달러화를 지지했다. CNBC에 따르면 러만도 상무장관은 '강한 달러가 미국에 이롭다'고 주장하면서 달러화 약세 필요성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냈다.

오안다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에드워드 모야는 "수익률이 계속 상승할 경우 달러화 가치도 상승할 것이며 실제로 방해가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분석가인 아타나시오스 뱀바키디스는 미국 경기부양과 빠른 경제 재개, 그리고 더 큰 소비자 구매력의 강력한 결합은 달러화에 대해 분명히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XM의 투자분석가인 마리오스 하지키리아코스는 "미국 고용시장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고 바이든 대통령의 거창한 재정부양책이 상원을 통과한 데다 미국은 면역 체계도 강화해 이번 주말 기록적인 수의 백신을 투여했다"고 진단했다.

neo@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6시 1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