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 대응을 위해 곳간을 채운 포스코그룹이 수소와 이차전지 소재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의 작년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조7천54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조2천397억원(35.3%) 늘었다.

2019년과 비교하면 79.8% 급증한 수준이다.

포스코의 작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7.9% 감소한 2조4천30억 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의 철강 수요 감소 영향을 받아 작년 2분기 1천677억원의 저점을 기록했지만, 3분기 6천667억원, 4분기 8천634억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포스코는 현금흐름 중시 경영을 통해 순운전자본 감축, 투자비 집행 최적화, 불용자산 매각 등으로 재무 건전성을 강화했다.

이에 작년 말 연결 차입금은 20조4천824억원으로 전년 대비 408억원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고, 부채비율은 65.9%로 0.5%포인트(p) 상승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펀더멘털을 강화한 포스코는 신성장 부문으로 이차전지 소재 생산능력을 증대하고, 수소경제 도래를 대비해 수소 전문기업으로서의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중기 경영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포스코는 지난달 현대차그룹과 수소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현대차그룹, SK그룹과 '한국판 수소위원회' 설립도 추진한다.

업무협약에는 포스코 제철소 내 수소전기차 1천500대 도입과 수소충전소 구축은 물론 수소환원제철 기술 협력 내용 등도 포함됐다.

포스코는 2050년까지 수소 생산 500만t 체제를 구축하고, 수소 사업에서 매출 3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한, 포스코는 배터리 소재 사업에 이어 수소 전기차 핵심 부품 등 친환경차 시장 선점에도 나서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중심으로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구동모터코아와 수소연료전지 분리판의 생산을 대폭 확대한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에 대한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달 양극재 광양공장 4단계 확장 건설 사업을 착공했다.

광양공장의 4단계 증설이 완료되면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생산능력은 현재의 연 4만t에서 10만t으로 증가한다.

양극재 10만t은 60kWh급 전기차 배터리 110만여대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 밖에 포스코는 2018년 아르헨티나 리튬호수를 인수했으며 리튬 이외에도 이차전지를 구성하는 양극재 핵심 원료인 니켈 투자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폐배터리를 활용한 리사이클링(재활용) 사업과 호주 등 니켈 광산 투자를 통해 배터리용 니켈 공급을 자체적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재 전량 중국에 의존하는 음극재 원료인 흑연의 수급 다변화를 위해 아프리카 탄자니아 흑연광산을 보유한 호주 광산업체 블랙록마이닝 지분 15%를 지난달 인수 완료했다.

포스코의 신성장 부문에 대한 투자는 최정우 회장의 연임과 함께 이어질 전망이다.

오는 12일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도전하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최근 주주에게 보낸 서한에서 신사업에 대한 포부를 제시했다.

그는 "그룹 사업은 액화천연가스(LNG), 식량 등 핵심 성장사업 중심으로 가치 사슬 확대를 위한 투자를 강화하겠다"며 "이차전지 소재 사업도 생산 능력 확대와 동시에 리튬·니켈 등 원료 내재화 및 기술경쟁력 강화를 추진해 글로벌 톱 티어로 도약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차세대 신성장 사업인 수소 사업은 내부 생산능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국내외 기업과 협력을 통해 사업 기회를 발굴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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