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서울 채권시장에서 장기구간에 이어 단기구간까지 급격하게 약세가 심화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주 청약이 단기구간 약세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진단도 나왔다.

9일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 수익률 추이(화면번호 4512)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기준 1.139%로 장을 마쳤다.

전 거래일 대비 7.3bp 급등한 수준으로, 3년물 금리가 1.1%를 깨고 오른 건 지난해 3월 이후 1년 만이다.

최근 단기구간은 장기구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가 가파르지 않다고 평가됐었다.

연속으로 예정된 국고채 입찰에 따른 수급 부담과 해외 금리 상승세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심리가 훼손된 상태에서 IPO 공모주 청약이 더해지며 단기구간의 약세 재료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올해 상반기 SK바이오사이언스는 IPO 시장에서 대어로 꼽힌다.

총 공모 주식 수는 2천295만 주로, 공모가는 희망 범위 상단인 6만5천 원에서 정해졌다. 공모금액은 1조5천억 원에 이른다.

지난주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한 수요예측에서는 유가증권시장 사상 최고인 1,275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SK바이오팜에 31조 원, 카카오게임즈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각각에 약 58조 원의 청약 증거금이 몰린 점을 감안하면 이번 청약에도 수십조 원의 자금이 몰릴 것으로 추정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일반 공모주 청약은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앞서 이달에만 코스닥 시장 등에서 규모는 다소 크지 않았지만 4곳의 IPO 공모주 청약이 더 있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까지 연이어 청약 일정이 잡히면서 유동성이 단기자금시장에 상당 기간 머물러 있다고 추정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환매조건부채권(RP)형 규모는 전일 기준 32조4천118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 원가량 줄었다.

자금 소요가 많아지는 분기 말이 가까워지는 한편 청약이 끝나는 10일과 지급준비금 마감일이 겹친 점도 단기구간 수급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분기 말이 다가오는데 하필 10일이 지준일인 데다 청약 일정이 겹쳤다"며 "최근 연달아 청약 일정이 잡히면서 자금 출금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종금 등에서 RP 자금을 많이 빼가는 것을 보면 공모주 청약 자금으로 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주 금요일과 전일 단기물 약세에 영향을 준 부분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전일 약세는 3년 입찰 이후 나타나 공모주 청약과 직접 연관시키기는 어렵다"면서도 "청약 납입금 반환 전까지 단기구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 상황이 좋을 때는 큰 영향이 아니겠지만 분기 말이 다가오면서 단기 쪽이 심리적으로 취약해지기 쉬운 타이밍에 청약까지 겹치면서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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