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카카오뱅크가 신용대출을 기반으로 여신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이후 자본확대 수준에 따라 은행권 여신점유율이 얼마나 확대될지 이목이 쏠린다.

10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은행 총 신용대출 잔액은 254조원으로 집계됐는데, 이중 카카오뱅크는 5.88%의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은행의 비중(5.8%)을 뛰어넘는 수치로 카카오뱅크는 국내은행 가운데 6번째로 해당 비중이 높았다.

이에 기반한 총여신 증가 속도도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눈에 띄게 빨랐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총 원화대출금은 지난 1년간 37.92% 증가했다. 이에 비해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은 5~11% 수준으로 늘었다.

지방은행들도 10%대 증가율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여신규모가 급증한 셈이다.

다만, 여신점유율의 경우 카카오뱅크가 국내은행 총 원화대출금의 1%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이 15%로 가장 높고 신한·우리·하나은행이 각각 12~13% 수준으로, 카카오뱅크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지방은행 가운데서는 전북은행이 0.77%인 것으로 집계돼 카카오뱅크보다 비중이 소폭 낮았다. 이외에 경남·대구·부산·광주은행 등 다른 지방은행들은 1~2% 수준으로 나타나 카카오뱅크와 비슷하거나 다소 높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IPO 이후 충분한 자본 확충이 뒷받침되면 급속한 여신 점유율 확대로 나타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자본금은 2조383억원, 납입 자본은 2조8천256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완료한 결과인데, 카카오뱅크는 지금까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고 대출 여력을 확보해왔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자본 규모는 23조원에서 30조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점유율이 1%에 그친 것은 카카오뱅크의 자본이 타행의 10% 수준이기 때문"이라며 "자본대비 여신 비중은 약 10배로 타행과 비슷한 수준이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자본이 시중은행과 유사한 20조원 수준으로 성장한다면 여신점유율도 시중은행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카카오뱅크는 IPO에 앞서 여신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올해 하반기에 중저신용자대출, 개인사업자대출 등 새로운 대출상품을 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달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중금리대출뿐 아니라 대출 가능한 고객의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면서 "기업금융에도 발을 디딘다. 첫 시작은 개인사업자 고객이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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