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채권시장의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초장기물이 이상 강세를 보이자, 국고채 전문딜러(PD)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1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국고 10년 민간평가 금리는 2.162%로, 30년 금리(2.145%)를 1.7bp 웃돌았다.

국고 30년 금리는 지난 1월 29일 10년 금리보다 13.5bp 높았으나, 최근 초장기물이 강세를 보이면서 두 금리는 역전했다.

PD들이 초장기물 강세를 두려워하는 배경은 실무에서 찾을 수 있다.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PD사들이 3·5·10년을 소화하려면 초장기 커브 스팁을 잡고, 손실이라도 보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마저도 안되면 중기구간 불안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PD들은 정부가 발행하는 국고채 물량을 일차적으로 받아서 시장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일례로 PD사가 5-30년물 커브를 스팁으로 잡을 경우 30년물을 100억 원 팔고 5년물을 600억 사는 거래로, 시장에서 500억 원 규모 물량을 소화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초장기 금리가 계속 하락하면 인수 여력을 축소하게 된다. 초장기 강세가 거세면 PD들도 손실을 피하고자 초장기 숏을 못하게 되고, 결국 3-10년물 등 중장기 구간을 소화할 여력이 더욱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PD들이 인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 시장금리는 전반적으로 더욱 치솟으면서 악순환에 빠질 수 있는 셈이다.

통상 초장기물은 보험사 등 엔드 유저가 가져가고, 은행과 증권사들은 3-10년 등 중·장기물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초장기물 발행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것도 이러한 상황과 관련이 깊다.

다른 금융사의 관계자는 "올해 들어 채권시장 상황 변화에 초장기물 옵션 발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요 대비 물량이 부족한 측면에 있다"며 "강세 요인인 본드 포워드 거래 등이 보험사들의 순매수 수량에는 잡히지 않는데, 여기에 따른 착시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도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에 나설 뜻을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연합인포맥스와 통화에서 "국고 10-30년물 금리 역전을 주시하고 있다"며 "연물별 발행량 결정시 감안하겠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초장기물 커브 플래트닝을 두고 한은의 소극적 역할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10-30 커브 플래트닝은 한은 영향이 크다"며 "다른 국가 대비 한은이 국채 매입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10년 구간이 상대적으로 더욱 약한 바벨형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고 30·10 민평금리 추이, 출처: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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