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3일 아시아 주요증시는 유럽과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인권 탄압을 이유로 중국에 동시다발적 제재를 가함에 따라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돼 일제히 하락했다.



◇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닛케이225지수가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회계연도 종료를 앞두고 차익 실현 매도세가 나왔다.

대형 수출주 중심인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5.33포인트(0.26%) 하락한 29,098.82로, 도쿄증시 1부를 모두 반영한 토픽스지수는 18.70포인트(0.94%) 내린 1,971.48로 장을 마감했다. 두 지수는 오전장 때 상승하다가 오후 들어 하락 전환했다.

지난밤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100지수가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 오름세가 진정된 영향으로 1.7% 오르자 일본 증시도 상승 출발했다.

노무라증권 사와다 마키 전략가는 "시장은 개장 무렵 기술적인 반등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 금리 오름세가 일시적으로 멈춰 투자심리가 개선됐다"고 교도통신에 오전 장세를 설명했다.

오후장 때부터는 2020년 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종료를 앞두고 그동안 상승세를 보여온 가치주 중심으로 이익확정 매물이 출회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밸류주 매도세가 (닛케이지수를) 누르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증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08.739엔이었다. 전날 증시 마감 무렵엔 108.803엔을 기록했다.



◇ 대만 = 대만증시는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내림세를 보인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

이날 대만 가권지수는 전장대비 11.63포인트(0.07%) 내린 16,177.59에 장을 마쳤다.

오름세로 출발한 지수는 꾸준히 상승폭을 반납해 장 후반에 보합권 내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에 대한 우려로 아시아 증시가 낙폭을 키우면서 대만 가권지수도 약세로 방향을 틀었다.

미국,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이 중국 서부 신장 지역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문제 삼아 중국에 제재를 가했다.

인권 탄압에 관여한 중국 인사는 미국 재산이 동결될 뿐만 아니라 비자 발급에도 제한이 생긴다.

EU도 소수민족 탄압에 책임이 있는 중국 관리 4명과 단체 1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에 중국도 유럽 측 인사들에 중국 입국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내놓으며 맞대응에 나섰다.

이날 개별 종목별로 살펴보면 미디어텍은 1.3% 내렸으나 케세이금융지주는 2.5% 올랐다.



◇ 중국 = 중국증시는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된 여파로 하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31.93포인트(0.93%) 하락한 3,411.51에 거래를 마쳤고, 선전종합지수는 25.01포인트(1.13%) 내린 2,197.71에 장을 마감했다.

지정학적 갈등 고조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이 22일(현지시간) 중국 서부 신장 지역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문제 삼으며 중국을 향해 동시다발적인 제재를 가했다.

EU는 이날 왕쥔정 신장생산건설병단 당 위원회 서기, 천밍거우 신장공안국장, 주하이룬 전 신장 당 위원회 부서기, 왕밍산 신장 정치법률위원회 서기 등 신장 관련 4명과 신장생산건설병단 공안국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곧이어 미국도 왕쥔정과 천밍거우를 제재 리스트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주하이룬, 왕밍산은 이미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와 있던 인물이다.

영국과 캐나다 역시 EU, 미국과 마찬가지로 대중 제재에 동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친강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니콜라스 샤퓌 주중 EU 대사를 불러 EU의 중국 제재 결정에 항의하며 맞규제 조치를 통보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의 주권과 이익을 심각히 침해하고, 악의적으로 거짓말과 가짜정보를 퍼뜨린 유럽 측 인사 10명과 단체 4곳을 제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관련 인사와 그 가족은 중국 본토 및 홍콩·마카오 입국이 금지된다"면서 "그와 관련 있는 기업·기구도 중국 왕래에 제한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반면 경제 회복 기대감은 증시 하단을 제한했다.

23일 중국 국무원 인터넷 홈페이지에 따르면 리커창 중국 총리는 전날 '중국발전 고위포럼 2021' 행사에 참석한 외국 대표단과의 화상 회견에서 "우리가 올해 경제 성장 목표를 '6% 이상'으로 설정한 것은 현재 회복 상황을 고려한 것일 뿐만 아니라 발전의 기초를 더욱 굳게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 운영 과정에서 (성장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천연자원, 상품관련주가 1% 넘게 밀리며 하락세를 견인했다.

한편, 인민은행은 이날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100억 위안 규모의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을 매입했다.



◇ 홍콩 = 홍콩증시는 중국과 서방 국가들이 신장 인권 문제를 놓고 갈등 수위를 높인 여파로 하락했다.

항셍지수는 전장대비 387.96포인트(1.34%) 하락한 28,497.38에 거래를 마쳤고, H주는 전날보다 195.53포인트(1.73%) 밀린 11,111.18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서방의 대중 제재 소식에 약세를 나타냈으며 항셍지수는 지난 1월말 이후 거의 2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로이스톤 증권의 케니탕 싱홍 최고경영자(CEO)는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시장에 심리적 영향을 미쳤다"면서 전자담배 제조사에 대한 중국의 규제 강화 가능성도 투자심리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전날 전자 담배를 일반 담배와 똑같이 규제하기 위한 조례 개정안을 내놨다.

이에 뉴욕에서 거래되는 최대 전자담배 기업 릴렉스(RLX) 테크놀로지는 50% 가까이 급락했고, 홍콩증시에서 다른 전자담배회사 스무어 주가는 27.2%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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