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이민재 기자 = 국내 보험업계의 본드포워드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소형 증권사에 본드포워드 거래 기회가 온다는 진단이 나온다.

증권사 자금운용한도 등이 있어 보험사가 대형 증권사와 본드포워드를 무한정 거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동학개미운동 등으로 중소형 증권사 실적이 개선되고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된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2일 증권사의 한 채권·외환·상품(FICC)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지급여력(RBC) 제도를 개선한 이후 보험사 본드포워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보험사에 본드포워드를 판매하려는 증권사와 외은 등 거래상대방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6월 말 RBC 금리위험액 산출 시 헤지목적 금리파생상품을 금리부자산 익스포저 등에 반영해 금리위험액을 경감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그는 "보험사 수요가 이전보다 증가하다 보니 중소형 증권사도 보험사와 본드포워드를 거래할 기회가 생기는 것 같다"며 "최근 보험사와 본드포워드를 거래한 중소형 증권사가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장참가자는 대형 증권사가 자금운용한도와 손익 등을 고려해야 해서 보험사가 대형 증권사와 본드포워드를 계속 거래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또 최근 신용평가사가 중소형 증권사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해 중소형 증권사가 본드포워드를 거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가 보험사에 본드포워드를 판매하고 이를 헤지하는 과정에서 초장기물을 매수해야 한다"며 "본드포워드를 거래하려면 자금운용한도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도를 무한정 확보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이 때문에 보험사 수요가 증가하면 중소형 증권사에 기회가 올 수 있다"고 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자금운용 한도와 손익 등을 고려해야 하니 대형 증권사가 보험사와 본드포워드를 무한정 거래하기 힘들다"며 "또 본드포워드를 거래할 때 신용도가 중요한데 신용평가사가 중소형 증권사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면서 중소형 증권사에 기회가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주식 투자 열풍 등으로 중소형 증권사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개인의 주식 보유액은 662조원을 기록했다. 전년 말(419조원) 대비 243조원(58%) 증가했다. 보유액은 연말 현재 보유 주식 수에 연말 종가를 반영한 금액이다.

지난해 11월 교보증권 장기 신용등급은 '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됐다. 같은 해 12월 DB금융투자 장기 신용등급은 'A/긍정적'에서 'A+/안정적'이 됐다.

같은 달 현대차증권 장기 신용등급은 '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조정됐다. 지난 2월 IBK투자증권 장기 신용등급은 'A+/안정적'에서 'A+/긍정적'으로 변경됐다.

증권사 한 스와프딜러는 "본드포워드 거래에서 신용위험이 중요하다"며 "그래서 금융지주 산하 중소형 증권사가 좀 더 유리한 편"이라고 했다.

임준환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본드포워드 거래 이후 현물채권이 양도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본드포워드 거래로 보험사는 채무불이행 위험과 거래상대방 위험에 노출된다"고 했다.

신용평가사의 한 수석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 금융시장 변동, 금융사고 발생 등으로 증권사 브로커리지 외 사업부문 성장세가 둔화됐다"며 "주식시장 호황으로 브로커리지 영업순수익은 증가했다"고 했다.

그는 "이 때문에 대부분 증권사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이런 변화가 등급 상향기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다만 특정 사업부문 성과가 신용등급 상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속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증권사 신용도를 판단할 때 사업기반, 수익성, 리스크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했다.

ygkim@yna.co.kr

mjlee@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0시 2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