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지향형 고용보험, 공격적 산재보험에 수익률 뒤처져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고용노동부 산하 기금인 고용보험기금의 지난해 운용 수익률이 전년 대비 악화하고 운용 적립금도 계속 줄어드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고용보험기금은 지난해 5.72%의 운용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의 7.06%보다 1.3%포인트가량 악화한 수치다.

고용보험기금 운용 수익률은 2018년 2.22% 손실을 기록한 뒤 2019년 다시 7.06%까지 회복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과정에서 운용 수익률이 전년 대비 악화했다.

자산별로 보면 지난해 국내주식의 수익률이 38.50%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해외주식은 6.48%의 수익률이었으며 국내채권이 1.06%, 해외채권은 5.35%였다. 대체투자는 수익률이 7.07%였다.

다만 국내주식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음에도 전체 포트폴리오 내 비중은 11.86%에 불과해 총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해외주식 비중도 2.51%에 불과했다.

반면 국내채권 비중은 43.68%였고 단기자금도 비중이 25.87%에 이를 만큼 고용보험기금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했다. 안정적이고 고정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자산의 비중이 70%에 가까운 포트폴리오 구성이다.

그런 만큼 전반적인 글로벌 증시가 강세를 보였음에도 고용보험기금의 총 수익률은 전년보다 오히려 줄었다. 해외채권은 포트폴리오에 없으며 대체투자 비중은 16.08%였다.

향후 고용보험기금의 운용 수익률은 더욱 극적으로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배분 계획에 따라 국내채권과 해외채권, 단기자금의 비중을 80%까지 늘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중장기 자산배분 계획에 따르면 오는 24년까지 고용보험기금의 포트폴리오 내 국내채권 비중은 61.77%까지 늘어나게 된다. 2019년 말 기준 47.92% 대비 13.8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해외채권 비중도 같은 기간 0.80%에서 3.00%, 단기자금 비중은 6.72%에서 11.97%까지 증가한다.

대신 국내주식 비중은 22.29%에서 8.62%까지 13.67%포인트 급감하며 대체투자 비중도 14.77%에서 7.28%까지 7.49%포인트 줄어든다. 해외주식 비중은 7.50%에서 7.35%로 거의 변동이 없다.

고용보험기금은 "재전건전성을 확보하고 재정지표 악화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중장기 자산배분안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2020년 말 기준 고용보험기금 자산별 비중



마찬가지로 고용노동부 산하인 산재보호기금은 지난해 수익률도 개선되고 운용 적립금도 늘어나며 고용보험기금과 뚜렷하게 대비됐다.

산재보호기금은 지난해 수익률이 11.20%를 기록해 전년도의 7.70% 대비 4%포인트 가까이 개선됐다.

이는 고용보험기금과 달리 전체 포트폴리오 내 주식 비중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산재보험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24.95%, 해외주식은 16.80%로 도합 40%가 넘는다. 고용보험기금과 비교해 변동성에는 더 취약할 수밖에 없지만, 증시 강세장이 형성되면 상당한 수익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다.

국내채권은 43.54%, 해외채권은 2.82%로 합쳐서 46% 수준이었다. 나머지는 대체투자가 9.47%를 차지했고 단기자금은 2.42%에 불과했다. 안정적인 채권 비중을 가장 크게 유지하되 단기자금 대신 주식 비중을 늘리며 고용보험기금보다 공격적인 성향을 보였다.

다만 이는 지난해 주가 급등에 따른 결과물로 목표 비중과는 차이가 있다. 지난해 산재보험기금의 자산군별 목표 비중은 국내주식이 20.2%, 해외주식은 13.5%였으며 대체투자는 11%였다. 국내채권은 50.2%, 해외채권은 3%다.

산재보험기금 또한 앞으로 국내주식 비중을 더 줄이는 추세에서 벗어나지는 않는다.

중장기 자산배분 계획에 따라 산재보험기금은 오는 2024년 말까지 국내주식 비중을 14.1%, 국내채권 비중은 46.8%까지 줄일 예정이다.

반면 대체투자 비중을 15%까지 확대하고 해외주식 및 채권의 비중도 각각 17%와 5%까지 늘린다는 로드맵이다. 해외투자 및 대체투자 비중을 늘린다는 점에서 대다수 연기금과 보조를 맞췄다.

산재보험기금은 고용보험기금과 달리 보험료율 인상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중장기 자산배분안을 짰다. 재정건전성을 최우선으로 삼지 않는 만큼 조금 더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 말 기준 산재보험기금 자산별 비중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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