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지난달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재·보궐 선거 뒤로 미뤘던 국내 주식 보유 비중 문제를 오는 9일 재논의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오는 9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를 열고 자산군별 목표 비중 조정(리밸런싱)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기금위는 오로지 리밸런싱 방만만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통상 기금위 회의는 매달 열리지도 않고 열린 후에는 한 달 정도의 기간을 갖는다. 직전 회의는 지난달 26일로 이번처럼 하나의 안건만을 논의하기 2주 만에 다시 열리는 것은 드문 일이다.

기금위는 지난달 회의에서 리밸런싱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회의에서 기금위원들은 국내주식 자산 비중 범위를 변경하는 안을 두고 팽팽하게 맞선 바 있다.

정부 측 위원을 비롯한 일부 위원은 국내 증시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이유로 안건 통과를 주장했으나 다른 위원들은 다른 자산군과의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강력하게 반대했다. 20명으로 구성된 기금위 중 정부 측 위원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등 5명이다. 나머지는 사용자와 근로자, 자영업자 단체 추천 위원 등으로 채워져 있다.

이번 회의에서도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는 16.8%인데 이에 대한 전략적자산배분(SAA) 허용범위를 기존 ±2.0%포인트에서 ±3~3.5%포인트로 늘리는 내용이 골자다.

SAA는 자산 규모가 일시 가격 변동으로 국민연금이 미리 설정한 자산별 목표 비중을 벗어나더라도 자산을 팔지 않고 보유할 수 있도록 용인한 한도다. 국내주식은 올 연말 기준 전체 포트폴리오 내 16.8%인데 SAA를 늘리면 국민연금이 주식을 팔지 않아도 되는 허용 범위가 넓어진다.

현재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21.2%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연말 목표치와 괴리가 상당한 만큼 현행 체제라면 국민연금은 주식을 지속해서 매도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해 정부가 급히 기금위를 재개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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