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최근 우리나라의 수출이 호조를 나타내고 조선업체, 반도체를 비롯한 국내 기업의 호황이 이어지면서 외환시장 참가자들도 국내 경기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개선세를 보이는 여러 경제 지표가 원화에 강세 압력을 실어줄 수 있어서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19.00원에 개장했다. 원화의 가치는 전일 2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우리나라의 여러 경제 여건이 매우 우호적이라면서 이는 원화에 중장기적인 강세 압력을 실어줄 수 있는 요인이라고 봤다.

3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6.6% 급증한 538억 3천만 달러로 수출액과 증가율 모든 측면에서 기록을 세웠다.

지난 3월의 수출 증가율은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일 뿐만 아니라 수출액 자체로도 역대 3월 중 최대 수준이다.

조선업계의 호황도 이어지고 있다.

해운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 520만CGT(133척) 중 286만CGT(63척)를 수주해 55%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1, 2월에 이어 3월에도 선박 수주에서 세계 1위를 지킨 것이다. 지난 한 달 동안 수주량은 전년동기대비 320% 폭증한 수준으로 월별 기준으로는 2015년 6월 이후 최대다.

특히 시장 참가자들은 기업 실적 호조로 최근 주식 시장에서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의 자금 순매수 흐름이 이어진다면 원화에 강세 압력을 더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일 LG 전자가 발표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2% 증가한 1조5천178억 원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나타냈다.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44.19% 증가한 9조 3천억 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김효진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수출이 호조를 나타내고 있으며, 조선업체들이 수주에 성공하고 있다는 점이 달러-원 환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의 3월 수출이 약 17% 증가하며 호조를 이어갔고, 반도체를 제외해도 전년 대비 플러스로 반등하는 중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1분기 전체로 한국 수출이 12.5% 증가했는데, 이는 중국에 비해서는 낮은 증가율이지만 독일, 일본에 비해서는 크게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2주간 달러화 대비 각국 통화가치 변동과 주요국 대비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 출처:KB증권>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최근에 나온 경제 지표들이 워낙 좋았다"며 "원화가 보통 경제 지표에 따라 크게 움직이는 통화는 아니지만, 지표 호조에 연동해 강세가 어느 정도 진행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특히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에 커스터디 매도 물량에 따른 심리적인 영향이 조금 컸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4월 중에는 배당 역송금 관련 경계감이 워낙 큰 만큼 환율이 하단을 낮추기는 어렵겠지만, 수급 이슈가 소화된 후에는 본격적인 원화 강세 베팅이 출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우호적인 여건이 이어진다면 원화 강세 쪽으로 밀어보는 시장 분위기가 다시 한번 연출될 여지가 있다"며 "경제 펀더멘털, 반도체 업황도 나쁘지 않은 상태고 하반기에는 카타르 수주와 관련된 대량 주문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다만 4월은 아무래도 외국인 배당금과 관련된 역송금 부담이 있는 만큼 자신 있게 숏 플레이를 하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수급 이벤트를 소화하고 나서 다시 한번 원화 강세 베팅을 해볼 만한 여건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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