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하이브(옛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상장한 지 반년여 만에 핵심 사업부인 음반·레이블 부문을 본사에서 따로 떼고 빅히트뮤직을 신설하기로 한 가운데, 주주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회사 매출 비중이 높은 사업부의 물적 분할인 만큼 주주들의 반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내달 14일 음반·레이블 사업부 물적분할을 위한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이 사업부의 매출은 지난해 기준 약 4천400억원으로, 회사 전체 연간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부문이다.

음반·레이블 사업부를 떼어내면 하이브에는 경영 지원 조직과 부동산 임대업의 기능만 남는다.

여기에 하이브는 100% 자회사인 하이브아이피와 하이브쓰리식스티를 흡수 합병하기로 했다.

이들 자회사는 공연과 굿즈를 담당하는 곳으로, 각각 연간 매출액이 1천억원 안팎에 그친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 방안은 빅히트뮤직이 음반 제작과 유통을 도맡고, 하이브는 아티스트들의 IP(지적재산권)를 기반으로 2차, 3차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에서 나왔다.

현재 하이브는 BTS가 소속된 음반·레이블 사업부만을 주식회사 하이브의 사업부로 두고, 이외에 세븐틴이 소속된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여자친구가 소속된 쏘스뮤직·엔하이픈이 소속된 빌리프랩 등 대부분의 레이블을 자회사 형태로 두고 있다.

이에 물적분할을 통해 모든 레이블을 계열사화하고 본사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거듭나겠다는 심산이다.

다만,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안이 주주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하이브의 음반·레이블 사업부를 보고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터져 나올 수 있어서다.

기업분할은 주주총회의 특별 의결 사안으로, 주주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지난해 LG화학도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배터리 부문의 물적분할에 나섰을 때 주주들의 반발로 주가가 폭락하고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해 진통을 겪은 바 있다.

또 향후 신규 자본을 유치하게 되면 지분가치 희석 등으로 주주 가치에 피해를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빅히트뮤직이 별도로 기업공개(IPO)에 나설 가능성도 조심스레 거론하고 있다.

하이브 측은 빅히트뮤직의 매각이나 상장 등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핵심 사업부를 떼어낸다는 점은 불안요소이기는 하지만, 향후 추가적인 레이블 인수·합병(M&A)이나 대규모 투자 유치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넥스트 BTS'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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