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시장에서 저등급 회사채(하이일드채권, 정크본드) 금리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9일 보도했다. 지난 8일에는 미국 국채와의 금리 차이(스프레드)가 2년 반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축소됐다.

인터컨티넨털거래소(ICE)와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달러 표시 하이일드채권 지수에서 산출된 미국 국채와의 스프레드는 지난 8일 321bp로 2018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터진 작년 3월에 해당 스프레드는 1천bp를 넘었으나 이후 축소됐다. 만약 스프레드가 2018년 10월 기록한 316bp를 밑돌게 되면 2007년 7월 이후 최저치가 된다.

신문은 디폴트(채무불이행) 비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하이일드채권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S&P글로벌레이팅스에 따르면 과거 1년 투기등급 회사채의 디폴트율은 2월 기준 6.3%로, 작년 12월 6.5%보다 낮아졌다. 코로나19 위기로 급상승하던 디폴트율은 고점을 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올해 5.5%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투자자들이 투자등급 채권에서 하이일드채권으로 갈아타는 움직임도 활발하다고 매체는 전했다.

금융정보업체 퀵(QUICK)과 팩트셋 데이터에 따르면 저등급 채권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아이복스 달러표시 하이일드채권 ETF'에 지난주 14억 달러(1조5천억 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반면 투자적격등급 채권을 투자대상으로 하는 '아이셰어즈 아이복스 달러 표시 투자등급채권 ETF'에는 같은 기간 21억 달러(2조3천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미즈호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까지 미국 정크본드 발행 총액은 1천492억 달러(167조5천억 원)에 달했다. 이는 사상 최고의 발행 속도로,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적 지원이 기업 자금조달에 대한 우려를 낮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미즈호의 가와기시 도모히로 크레딧 전략가는 인플레이션과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심에 미국 국채금리 변동성이 높아지자 투자자들이 상환까지의 기간이 짧고 상대적으로 더 높은 금리가 기대되는 하이일드채권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매체는 경제 회복세가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점에서 코로나 이전 시기를 훨씬 거스르는 수준까지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것에는 다소 위화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당분간 미국 기업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아 하이일드채권 스프레드가 확대될 것으로 보긴 어렵지만, 투자자들의 행동이 한쪽으로 쏠린 데 대한 위험은 의식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권고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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