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00억 달러를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에 쓰겠다고 밝히는 등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 잡기에 나섰지만, 중국에는 당장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문가들을 인용해 14일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3일 알파벳과 제너럴모터스(GM), 인텔, TSMC, 삼성전자 등의 반도체 관련 기업 경영진과의 화상 회의에서 "중국과 세계의 다른 나라는 기다리지 않고, 미국이 기다려야 할 이유도 없다"면서 중국 반도체에 대한 견제심리를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와 웨이퍼를 새로운 인프라라고 평가한 바이든 대통령의 반도체 이니셔티브가 중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 대신 미국의 첨단 기술에 대한 접근을 막는 수출통제가 중국에는 지금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UBS의 윌리엄 덩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바이든의 이니셔티브에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이미 그들의 전략을 마련해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와 기술주도 성장에 대한 정부 지원, 기술적 혁신 등에 대한 전략이다.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자본지출을 늘리고 자국내 생산을 확대할 수 있지만, 아시아에서 북미로 반도체 생산을 돌리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덩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중국에 큰 도전은 미국이 실행 중인 수출 통제가 될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기술 부분의 병목 현상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상하이소재 반도체 리서치업체인 IC와이즈의 시에루이펑 애널리스트 역시 중국에 미칠 즉각적인 충격이 제한적이라는 데 동의하며 "중국이 직면한 위험은 여전히 '핵심이 되는' 기술에 대한 접근성 제약"이라고 지적했다.

시에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이니셔티브가 중국 본토의 반도체 제조공장 즉, SMIC 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들 기업이 중국 국내 반도체 설계업체의 수요를 맞추느라 설비를 전면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파운드리업체의 생산 설비가 중국의 신생 반도체 설계업계의 수요 호황을 겨우 맞추고 있다. 이들 업계는 지난 5년간 연간 20%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특히 스마트폰 제조사 때문에 반도체 공장의 캐파는 초과예약 상태"라고 지적했다.

시에 애널리스트는 "만약 퀄컴과 같은 미국의 반도체 설계업체들이 생산을 미국으로 돌린다고 해도 국내의 반도체 설계회사들이 손실을 메워주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컨설팅업체 인트라링크의 스튜어트 랜달 헤드는 대기업에 돈을 쏟아붓는 미국의 정책이 반도체 생산능력을 곧바로 확대해주지는 못할 것이며 최종 결과는 "그들이 어떻게 착수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과 세계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대만과 한국, 일본의 파운드리가 전세계 웨이퍼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에 이른다. 중국은 16%를 차지한다.

1990년대 37%였던 미국의 비중은 아시아 국가로의 아웃소싱이 늘어나면서 지금은 12%로 감소했다.

대만경제연구협회의 라이사 리우 연구원은 "설비 확충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대만과 중국 본토에서의 파운드리 경쟁은 심해질 것이며 미국의 움직임은 글로벌 공급업체가 중국에서 공장을 짓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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